[오!쎈 인터뷰①] 조력자 잃은 최강희, "슬프고 허탈하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7.02.04 15: 56

"슬프고 허탈하다".
전북 현대 이철근 단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철근 단장은 최근 모기업 현대자동차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철근 단장은 지난해 소속 스카우트의 심판 매수 시도 사건이 터진 후 일이 마무리 되면 물러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서 전북에 대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제한 항소 판결을 내린 것과 무관하다. 이철근 단장은 항소 판결이 나오기 전에 현대자동차에 사의 표명을 했다.

이철근 단장의 사퇴로 전북 최강희 감독은 든든한 조력자를 잃게 됐다. 이철근 단장과 최강희 감독은 지난 2005년 구단 사무국장과 감독으로서 인연을 맺었고, 이철근 단장이 2006년 단장에 오르면서 본격적으로 협력 체제를 구축했다.
항상 웃고 지낸 건 아니다. 전력 강화를 요구하는 최강희 감독과 모기업의 입장을 전해야 하는 이철근 단장은 작은 충돌도 있었다. 그러나 전북의 발전을 목표로 한다는 것은 같아 10년을 넘도록 궁극적으로는 좋은 관계를 형성했다.
"단장님과 미운정이 많이 들었다"고 밝힌 최 감독은 "구단과 모기업과 관계에서 단장님이 등을 져주고 나를 이해해주셨다. 나 때문에 많은 고생을 하셨다. 내가 되지도 않을 떼를 쓰면서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최강희 감독은 이철근 단장의 사퇴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그는 "엊그제 통화를 했는데 내려 놓으셨더라. 이틀 동안 계속 생각을 했다"며 "슬프고 허탈하다. 내가 얻을 것이 뭐가 있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마음이 그렇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심판 매수에 대해 알려진 후 최강희 감독은 중국 슈퍼리그의 러브콜을 받았다. 그러나 최강희 감독은 엄청난 제안에도 고개를 저었다. 그는 "작년에 팀을 버리고 가버렸으면 그건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 도망가는 것이 된다. 끝까지 남아서 선수들을 지키고 마무리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단장님과 건강한 다툼을 했다"면서 재차 아쉬움을 표시한 최 감독은 "단장님이 안 계시는데 내가 이곳에 남아서 어떤 부귀와 영화를 누려야하는지 모르겠다. 결국 선수들만 불쌍하게 됐다. 선수들에게 어떻게 표현할 수도 없고..."라고 말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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