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일본에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제작됐던 오락게임 '포켓몬스터'는 텔레비전 만화 영화 캐릭터 상품으로 2000년대 초반 한국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줬다. 당시 다양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151개의 캐릭터에 대한 관심을 키우면서 그 영향력을 전세계로 확대시켰다.
21년 세월이 지나 증강현실(AR)게임으로 거듭난 '포켓몬 고'는 또 한 번 전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한국에서는 지도 문제로 7개월이 지난 지난 1월 말 출시됐지만 '포켓몬 고' 돌풍에는 걸림돌이 될 수 없었다.
이용자 숫자는 출시 첫 758만명을 넘겼고, 매출에서도 양대 마켓 2위로 언제든지 1위 자리를 넘 볼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시키고 있다. 여기다 전세계적으로도 여전히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센서타워의 분석에 따르면 '포켓몬 고'는 출시 7개월 만에 글로벌 매출 10억 달러를 달성했다. 매출 속도만 따진다면 '몬스터 스트라이크'(13억 달러), '클래시 오브 클랜'(12억 달러), '클래시 로얄'(11억 달러) 등 모바일 빅3가 전혀 부럽지 않다.
한국 게임시장도 유저들부터 시작해 변화의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그 동안 무리한 과금 방식에 불만이 있던 유저들은 한 목소리로 게임사들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른 바 게임하기 좋은 명당 '포켓 스탑'에 대한 화제도 끊이지 않고 있다.
고려대학교 체육관을 둘러싼 고려대학교 학생과 연세대학교 학생들의 맞대결은 애교에 불과할 정도다. 전국 각지에서 포켓스탑 '빈익빈 부익부' 대한 글과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이 커뮤니티를 연신 달구고 있다.
길거리에서는 스마트폰 화면을 보면서 걷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고, 지하철, 버스에서도 포켓몬 고를 작동시키는 유저들을 찾을 수 있다. 심지어 '포켓몬 고'를 대신 잡아주는 '대리기사'도 등장했을 정도로 '국민게임'의 반열에 올랐다.
업계에서도 이런 유저들의 변화에 빠르게 대처에 나섰다. 지난 3일 카카오 게임사업 총괄 남궁훈 부사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카카오지도(카카오맵)를 써서 개발사가 포켓몬고 같은 위치기반 게임을 더 쉽게 만들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개발도구 제공을 약속했다.
과거 '애니팡'을 시작으로 고속성장을 거듭한 한국 모바일 게임시장이 이제 증강현실이라는 새로운 숙제를 필연적으로 인식했기에 가능한 결정이다. 변화를 피할 수 없게 한국 게임업계가 지금의 변화를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