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라이브] 이대호 "대표팀 주장까지요? 제 대답은..."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02.04 13: 00

 "롯데 주장에 대표팀 주장까지 더블 어때?"(취재진)
"곰 두 마리가 어깨에 올라탄 광고가 생각나네요."(이대호)
KBO리그로 복귀한 이대호(35)는 미국 애리조나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다. 주장 중책을 맡아 후배들을 독려하느라 바쁘다. 그런데 2월 중순이면 WBC 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 홀로 귀국한다. 복귀한 롯데에 적응해서 후배들을 이끄랴, 부상자가 속출해 전력이 약화된 대표팀의 중심 노릇을 하랴 어깨가 무겁다. 

이대호는 김인식 대표팀 감독에게 양해를 구하고 WBC 대표팀 캠프에 가지 않고 롯데 전지 훈련에 합류했다. 그는 "소속팀을 생각해야 한다. 대표팀은 모이면, 다들 준비가 다 돼서 모이기에 괜찮다. 소속 팀에서 운동하면 훈련 시간도 많을 것이고, 소속팀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6년 만에 롯데로 복귀했기에 얼굴을 잘 모르는 젊은 후배들과는 친분도 쌓아야 한다. 롯데의 훈련 시간에 가장 말을 많이 하는 선수가 바로 이대호였다. 후배들의 실책이나 파인플레이에는 일일이 한 마디씩 했다. 애정의 표현이자, 선수들에게 다가가고 분위기를 살리려는 행동이다.
그러면서도 대표팀에 대한 걱정이 한가득이다. 며칠 전 정근우(한화)가 무릎 재활이 더뎌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이대호는 "(전화가 왔길래)근우에게 앞으로 아는 체 하지 말고 인사도 하지 마라고 했다. 나는 대표팀 가서 고생할게 라고 했더니 근우가 미안하다고 하더라"며 장난식으로 통화한 이야기를 소개했다.
그는 "근우가 재활을 엄청 노력했는데, 너무 급하게 만들면 시즌을 못 뛸 수 있어 어쩔 수 없는 것 같더라. 아쉽고 안타깝다. 친구가 빠지니깐, 리더로서 한 명이 빠지니깐 대표팀의 악재다. 힘이 될 수 있는 고참이 빠지면 분위기도 안 좋다"고 걱정했다.  
이대호는 '롯데 주장에다 대표팀 주장도 맡으라'는 기자의 질문에 "아닙니다. 사양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WBC 대표팀이 일본 오키나와에서 합숙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주장부터 뽑아 놓으라고 얘기했다. 김태균이 하면 될 거 같은데..."라며 손사래를 쳤다. 대표팀 주장까지는 너무 힘들다고 재차 고개를 흔들었다.
대표팀에서도 이대호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이순철 대표팀 코치가 곧 롯데 캠프를 방문할 계획이다. 이대호는 "아마도 대표팀 훈련 조기 합류나 주장 등을 이야기하실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20일 귀국한다. (귀국 일정을 앞당기지 않고)끊어놓은 티켓으로 들어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롯데 복귀와 대표팀 참가를 두고 "예전에 곰 두 마리가 어깨에 올라 있는 광고가 기억난다"고 빗대어 표현했다. 하지만 "대표팀에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태극마크를 달고 열심히 해야 한다. 특정 선수가 빠졌다고 성적이 안 나온다면, 나머지 선수들이 질타를 받아야 한다. 뽑혔으면 가서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orange@osen.co.kr
[사진] 피오리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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