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오지환(27)은 올 시즌을 마치면 군에 입대한다. 지난 가을 입대할 계획이었으나 뜻하지 않는 변수가 생겨 경찰야구단 입대가 좌절됐다.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글렌데일 캠프에서 만난 오지환은 "올해 좀 더 즐기면서 야구를 하려고 한다. 팀 성적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군대 가기 전에 골든글러브를 타고 싶다"고 목표를 내걸었다.
오지환은 열흘 정도 먼저 미국에 들어와 개인 훈련을 했다. 캠프 둘째 날 벌써 라이브 배팅을 실시했다. 경쾌한 타구를 날린 오지환은 "일찍 들어와 훈련한 것이 도움이 됐다. 몸 상태도 좋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일찍 들어온 효과가 있는가.
"시차 적응을 조금하고, 따뜻한 곳에서 훈련하니 몸을 더 빨리 끌어올린 것 같다. 방망이도 먼저 치고 좋다."
-작년에 커리어하이 성적을 냈다. 잘 된 부분이 무엇이었나.
"초반에는 안 좋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개인 성적이 아닌 팀을 생각하니 편하더라. 내가 잘하지 않아도 팀이 이기면 된다라고 마음먹으니 잘 풀리더라."
-입대 전 올 시즌 각오나 신경 쓸 부분이 있다면.
"팀 목표가 생겼다. 군대 가기 전 마지막 시즌인데 순위가 좋았으면, 4강보다 더 위로 우승에 근접하게 올라갔으면 좋겠다. 군대 가기 전에 최대한 즐기면서 하겠다."
-작년 홈런 20개 쳤다. 장타력이 좋아진 비결이 있는가.
"기술적인 것 보다는 야구는 멘탈이라고 하지 않는가. 옆에서 도와준 분들이 많았다. 타격코치님이나 감독님이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서는 네 마음대로 해라, 편하게 하라는 말을 들으면서 힘이 생긴 것 같다."
-입단하자마자 빨리 주전이 되었다. 어려서 부담이 많았나.
"주전을 뛰면서 20살, 21살 때 1~2년차에는 조금 힘들었다. 내가 잘하는 선수가 아니었으니까. 이제는 결과를 내고 싶다. 다행인 것은 전년도보다 조금씩 성적이 올라가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 최근 몇 년간 그런 모습을 보여줘서 자신감을 얻게 됐다. 타율 3할이라는 것은 누구에겐 쉬울 수도 있고, 어려울 수도 있지만. 아직 3할을 못 쳤지만 스스로 떳떳하다. 누구보다 열심히 했고."
-군대 가기 전에 3할 욕심나지 않는가.
"타율이 목표는 아닌데, 골든글러브를 받고 싶다. 그런데 지난해 세부 스탯으로 봤을 때 내가 10개 구단 유격수 중 1등이었다고 들었다. WAR 등. 하지만 그런 것들이 한국 야구에서 안 먹히는 것 같다. 세부 스탯을 인정해주지 않더라. 무조건 잘해야 한다. 골든글러브를 받아야 할 말이 있지 못 받고 얘기하면 핑계 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해 개인적으로 뜻깊은 한 해였는데 아쉬웠다. WBC도 뽑히길 기대했는데 안 돼서 아깝다."
-골든글러브를 타려면 3할은 반드시 기록해야겠다.
"무조건 3할은 해야겠죠. 홈런 30개를 치든가.(웃음)"
-홈런은 더 늘어날까.
"유격수 치곤 공격력이 좋다고 평가받으려면 아무래도 20개 이상은 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야구 좀 잘 되려는데 군대 가게돼 아쉽지 않나.
"아쉽죠. 팀도 아쉬울 거고.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고 순리대로 하겠다."
-팀도 공백이 클 것인데.
"야구라는 것이 모른다. 나 하나 빠지더라도 팀이 크게 달라질 것 없다고 본다. 올 시즌 4강, 우승에 근접하고 그렇게 올라간다면 어린 선수들이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내가 빠지면 누군가 기회를 잡고 잘 할 것이라 생각한다."
-별명 '오지배'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금은 아무렇지 않다. 처음에는 좋은 의미가 아니어서 조금 그랬는데. 이제는 지배라는 말을 내 가 좋게 생각하면 된다. 좋은 쪽으로 지배하면 좋은 것 아닌가."
-문신이 아직 남아 있는데.
"지금 지우고 있는 과정이다. 4번 정도 지웠는데, 깊게 새겨져 있어서 여러 번 레이저 치료를 받아야 한다. 엄청 아프다. 시즌 끝날 때는 다 지워질 것이다." /orange@osen.co.kr
[사진] 글렌데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