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익래 인턴기자] 어느덧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회 대회만에 처음으로 본선 1라운드 A조 경기가 한국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다. ‘고척의 변수’는 대표팀을 본선 2라운드로 이끌 수 있을까?
대표팀의 키스톤 콤비에는 비상이 걸려있다. 주전으로 분류됐던 강정호(피츠버그)와 정근우(한화)가 모두 낙마했고 서건창, 김하성(이상 넥센), 오재원, 김재호(이상 두산)가 엔트리에 남아있다. 어떤 선수들이 주전으로 나설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 그러나 경기가 열릴 고척돔에 익숙한 김하성과 서건창이 건재하다는 점은 불행 중 다행이다.
김하성은 “타 팀 선수들이 고척돔에 처음 왔을 때 어렵다는 말을 많이 했다. 우리팀 선수들도 시즌 초 고생 좀 했다. 아마 WBC 상대국들 역시 금세 적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애 좀 먹을 것이다”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넥센의 ‘캡틴’ 서건창 역시 “본선 1라운드가 우리나라에서 열려서 훨씬 편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소속팀 홈 구장이라 더할 나위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첫 선을 보인 고척돔은 초반만 해도 ‘실책 공장’이 될 거라는 분석이 따라다녔다. 인조잔디를 쓰는 고척돔은 타구 속도가 빠르고 바운드가 크게 튀어오른다. 또한 천장 구조물과 공의 색깔이 비슷해 뜬공 처리도 어렵다. 흰색 천으로 덮힌 지붕 역시 타구 판단에 큰 방해 요소다. 지난 시즌 초반 야수들이 허둥대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홍원기 넥센 수석코치는 “선수들이 연습으로 극복해야 한다. 시간이 해결할 것이다”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있다.
그러나 막상 고척돔에서 나온 실책은 그리 많지 않다. 지난해 고척돔 72경기에서 나온 실책은 98개. 경기당 1.36개로 리그 평균 1.45개보다 오히려 낮았다. 그럼에도 선수들이 고척돔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첫인상 때문이다. 김하성은 “처음 뛰는 경기장은 다 낯설지만 고척돔 적응은 특히 어려웠다. 하지만 경기를 계속 하다보니 지금은 전혀 어렵지 않다”고 밝혔다.
실제로 넥센 선수들의 실책은 전반기에 몰려있었다. 김하성은 전반기 홈 45경기에서 무려 11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4.1경기당 하나 꼴. 그러나 후반기 홈 27경기에서는 단 3개의 실책만을 기록했다. 9경기당 하나 수준으로 절반 가까이 줄인 셈이다. 서건창 역시 전반기 홈 45경기에서 6개(7.5경기당 1개)의 실책을 기록했지만 후반기 홈 27경기에서는 3개로 줄였다. 홍원기 코치의 말처럼 넥센 선수들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고척 낯가림’을 극복했다.
팬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고척돔은 사방이 막힌 실내구장이다. 작은 소리도 울릴 수밖에 없는 구조. 최대 수용인원 1만7375명의 팬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워 선수들에게 함성을 내지른다면 울림 효과와 더해져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에서 볼 수 없는 요란한 응원에 타 팀 선수들이 금세 적응하기는 쉽지 않다.
김하성이 내비친 자신감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까? 고척돔은 대만과 이스라엘, 네덜란드 선수들을 맞이할 준비를 끝냈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