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인터뷰] 신형민, "베테랑, 무조건 출전한다고 생각 안 해"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7.02.04 06: 00

베테랑도 어린 선수들과 경쟁해야 한다.
2012년 여름 이적, 포항 스틸러스 동료들에게 미안하다.
이재성(25)이 나오기까지 전북 현대는 '신인들의 무덤'이라 불렸다. 2009년 정규리그 첫 우승을 시작으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듭났지만, 주축 선수로 성장한 신인들이 나오지 않아 붙여진 오명이다. 그러나 이재성이 데뷔 첫 해에 엄청난 활약을 선보이며 그 오명은 희미해졌다.

성공한 신인이 적다는 건 경험 많은 선수들의 입지가 넓다는 걸 뜻한다. 소위 베테랑이라 분류되는 선수들이다. 그러나 베테랑이라고 해서 그냥 출전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단순히 과거의 명성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그 명성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신인 선수들 못지 않게 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신형민(31)도 동감하고 있다. 아직 베테랑이라는 불리는 것이 낯설다고 밝힌 신형민은 베테랑들의 경기 출전을 그들의 노력에서 기인한다고 밝혔다. 베테랑들에 대한 기대감이 존재하는 만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한 노력인 셈이다. 또한 베테랑의 역할은 경기 내적인 부분을 떠나 경기 외적에서 신인 선수들과 같은 젊은 선수들을 이끄는 것도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다음은 신형민과 인터뷰 전문.
▲ 최강희 감독이 지난 시즌을 마친 후 신형민의 잔류가 중요하다고 했다. 전북에서 뛴 시간이 1년이 되지 않지만 강한 인상을 남긴 것 같다.
-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신 건 내게는 매우 기분 좋고 영광스러운 일이다. 전북이라는 좋은 팀에서 동료들과 발을 맞출 수 있는 기회를 잡은 만큼 좋게 생각한다. 2014년에 한국으로 복귀하면서 전북 오게 됐다. 이후 바로 정규리그 우승을 할 수 있었다. 기회를 많이 받은 나로서는 뜻 깊은 일이었다. 전북이라는 팀이 내게 많은 대우를 해주고, 만족할 수 있는 대우 받았다고 생각한다. 작년에 아쉽게 정규리그 우승 놓쳤는데 올해 다시 우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
▲ 이적하고 싶은 곳도 있었을 것이고, 오라고 하는 곳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전북을 선택한 이유는?
- 아무래도 최강희 감독님과 믿음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 감독님께서도 한 번 다시 해보자고 말씀 하셨다. 그런 부분이 작용해 전북에 남은 것 같다. 구단에서도 재계약 이야기를 계속 했다. 그런 것들이 작용해 남게 됐다.
▲ 시즌 초반부터 뛴다. 모든 걸 전북에서 보여줄 수 있는 첫 시즌이다.
- 전북에서 첫 경기부터 시작하는 첫 해다. 감독님께서 주장이라는 역할을 맡겨주셨다. 팀이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인지 많이 생각해야 할 것 같다. 팀을 잘 이끌어서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능력 만큼 팀에 보탬이 되고, 좋은 선수들과 발을 잘 맞추면 올해도 좋은 결과 있을 것이다.
▲ 고참의 위치가 됐고, 주장이 됐다. 동료들을 잘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 있을텐데?
- 경기장에서도 밖에서도 그렇지만 팀 동료들이 많이 도와주면 나는 짐을 많이 덜게 된다. 상주 상무를 다녀오니 중간에 껴있던 내가 고참급이 됐다.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 것 같다. 전북에서 맡은 첫 주장인 만큼 동료들에게 많은 도움 받아야 한다. (이)동국형, (최)철순이가 전북에서 오래 있었으니 전북만의 문화 등을 배워야 할 것이다.
▲ 전북의 스쿼드가 두터운 건 장점이다. 그러나 부작용도 있다. 앞선 주장들은 그 점을 잘 관리했다. 전북은 주장의 역할이 큰 것 같은데?
- 전북이라는 팀의 훈련이 자체 연습 경기 위주다. 상대하는 선수들이 100% 이상의 실력을 발휘하지 않는다면, 서로에게 마이너스 효과가 나오게 된다. 상대팀으로 뛰는 선수들과 그들을 상대하는 선수들 모두 서로에게 100% 이상을 보여줘야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이다. 그래서 경기 못 나가는 선수들도 우리 팀에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 선수들이 최근 전북이 정규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는데 많은 영향력을 발휘했다고 생각한다. 매년 그런 것처럼 선수들이 묵묵히 헌신해주면 좋은 모습 결과 있을 것이다.
▲ 프로 데뷔 10년 차다. 나이도 30대다. 베테랑의 위치가된 것 같다.
- 베테랑은 아직 생소한 단어다. 아직 동국이형도 있고, (조)성환이형, (박)원재형도 있다. 감독님께서 팀 요소요소마다 고참급 선수들이 필요하다는 걸 느끼시는 것 같다. 베테랑들을 예우해주시고, 어린 선수들은 그걸 보면서 좋은 본보기로 삼는 것 같다. 하지만 베테랑이라고 해서 무조건 경기에 나간다는 생각은 안 한다. 어린 선수들과 경쟁을 해야 한다. 프로의 세계는 그렇다. 누구나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나이 많은 선수들로부터 밑에 선수들이 보고 배우기 때문이다. 감독님께서 그런 부분 많이 고려 하시고 중용하는 것 같다. 베테랑들은 그만큼 경기장에서 기대하는 만큼을 보여줘야 한다.
▲ 정규리그, 리그컵, FA컵, AFC 챔피언스리그 등 여러 대회서 우승을 했다. 그리고 모든 대회서 주축으로 활약했다.
- 그런 경험들이 내게는 많은 도움이 됐다. 대학에서 프로 선수가 되는 것이 힘들지만, 프로 선수가 되고 우승 트로피를 드는 것도 힘들다. 은퇴할 때까지 우승을 못 하는 선수도 많다. 프로가 된 이후 우승을 하나씩 했다. 내게는 많은 도움이 됐다. 내 경력에 있어서 많은 부분 차지한 것 같다. 2014년 전북에 오게 된 계기가 정규리그 우승 때문이다. 정규리그 우승을 못해서 우승할 수 있는 팀을 원했다. 전북에서도 나와 같은 포지션을 원했다. 윈-윈(win-win) 하게 됐다. 감독님께서 적극적으로 원하신 것 같다. 내게는 AFC 챔피언스리그를 비롯해 국내의 모든 대회까지 우승을 하게 돼 좋은 경험이 됐다.
▲ 하지만 아쉬웠던 순간도 있을 것 같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최종 엔트리 탈락이 대표적일 것 같다.
- 2010년이 많이 아쉽다. 예비 엔트리 들어갔지만 최종 엔트리에 들어가지 못했다. 그러나 1~2가지는 배운게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 아픔이 있었지만 한 단계 발전하고 성숙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 2012년도 아쉽다. 2011년 황선홍 감독님이 포항에 오시고, 포항이 제 자리를 찾아갔다. 2012년에는 내가 주장을 맡았다. 그러나 내가 여름에 중동으로 이적을 했다. 그 때 포항이 FA컵에서 우승을 했다.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면서 값진 우승을 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주장이라는 중책을 맡고도 동료들을 내버려두고 여름에 이적한 것이 많이 미안하다. /sportsher@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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