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욕적으로 2017년을 시작한 박병호(31·미네소타)가 암초를 만났다. 팀의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되며 불안한 신분이 됐다. 향후 시나리오는 크게 네 가지지만, 가장 가능성은 높은 것은 미네소타에서의 재도전이다.
미네소타는 4일(이하 한국시간) 맷 벨라일과의 계약을 공식적으로 알리는 동시에 박병호의 방출대기(지명할당)를 발표했다. 40인 로스터 안에 벨라일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한 명이 제외되어야 했는데 박병호가 유탄을 맞은 것이다. 타격폼 수정 등으로 돌파구를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박병호의 시작도 일단 첫 걸음이 불안해졌다.
지난해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미네소타에 입단한 박병호는 첫 해 혹독한 시행착오를 겪었다. 62경기, 244타석에서 12개의 홈런을 터뜨린 힘은 인정을 받았다. 비거리도 상당했다. 그러나 좀처럼 공이 방망이에 제대로 맞지 않았다. 타율은 1할9푼1리, 출루율은 2할7푼5리로 떨어졌다. 결국 7월이 시작되자마자 마이너리그로 내려가야 했다.
박병호는 마이너리그 31경기, 128타석에서 10개의 홈런을 치며 여전한 힘을 과시했다. 트리플A 장타율은 0.526에 이르렀다. 그러나 역시 타율이 2할2푼4리에 머물며 좀처럼 콜업되지 못했다. 결국 오른 손목 부상으로 시즌을 중도에 접었고, 신뢰를 회복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미네소타는 1루에 조 마우어, 지명타자 포지션에 박병호와 케니스 바르가스가 버티고 있다. 다만 1루나 지명타자 포지션이 꽉 찬 것은 아니다. 때문에 박병호의 방출대기 처분은 의외라는 것이 현지 언론의 시각이다.
방출대기 처분과 함께 웨이버 신분이 된 박병호는 앞으로 일주일간 타 팀의 클레임(영입의사)을 기다릴 수 있다. 클레임을 거는 팀이 있다면 그 팀으로 이적하게 된다. 다만 박병호는 향후 3년간 875만 달러의 보장 계약, 그리고 5년차 바이아웃 50만 달러까지 최소 925만 달러의 계약이 남아있다. 지난해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한 박병호라 이 계약을 떠안으며 데려갈 팀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만약 클레임이 없다면 팀의 마이너리그 이관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 경우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된 상태로 스프링캠프를 치르는 그림이 된다. 스프링캠프 활약에 따라 다시 40인 로스터, 그리고 개막 25인 로스터에 들어갈 수 있는 확률은 충분히 있다. 또한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트레이드나 방출 시나리오도 있다. 총 4가지 시나리오다. 어찌됐건 신분 자체가 한 단계 강등되는 것은 사실이라 찜찜한 기분도 남는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