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마지막 남은 외인 투수 협상 단계
FA 아닌 소속선수, 떨어지는 급 아니다
등번호 42번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일본 오키나와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한화의 훈련 조별 선수명단은 총 57명이다. 야수 26명, 투수 31명. 여기서 1명은 미지의 인물이다. '용병(42)'이란 이름으로 명단에 올려져있을 뿐, 아직 그 선수가 누구인지 모른다. 비어있는 등번호 42번의 외국인 투수는 누구일까.
한화 박종훈 단장은 마지막 남은 외국인 투수 영입에 대해 "지금 거의 근접해가고 있다. (협상 중인) 이 선수도 본인 나름의 루트를 통해 한국에서 뛰는 게 어떤지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조금만 더 기다려 주면 좋은 소식을 전하겠다"며 머지않아 계약을 완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화는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 투수 알렉시 오간도를 영입하며 급한 불을 껐지만, 남은 한 자리가 아직 미정이다. 에스밀 로저스도 영입 리스트에 있지만 어디까지나 만약을 대비한 차선택이다. 오간도 못지않은 거물급 투수와 협상을 진행했으나 막판에 놓친 일도 있었다.
박 단장은 "우리 자체적으로 다시 필터링을 거쳐 리스트를 좁혔다. 마지막으로 2명의 선수가 남았는데 장단점이 다른 스타일이었다. 하나는 안정적인 타입이라면 다른 하나는 불안하지만 위력이 있는 타입이다. 둘 중 하나가 떠나갔고, 남은 한 명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지금 이 시기에 들어오는 외국인 투수는 '급'이 떨어지지 않느냐는 우려가 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늦어도 1월 안으로 팀을 구하고 거취를 정해야 2월 캠프에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급이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는 말도 나온다. 3월로 넘어가면 메이저리그 진입에 실패한 선수들이 하나둘씩 떨어져 나오기 때문에 장기전을 각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박종훈 단장은 "그렇게 약한 선수는 아니다. 지금 소속팀이 있는 선수로 FA 신분도 아니다"며 협상 중인 선수가 급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라는 것을 암시한 것이다. 협상 창구는 구단이 아닌 선수라 바이아웃 금액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선수의 결심만이 남았다. 한화 구단 역시 3월로 넘어가도 잘하는 선수를 데려온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적극적인 제안을 하고 있다.
박 단장은 "선수가 오케이하면 마무리될 것이다. 다만 지금까지도 마지막 단계에서 깨지는 경우가 있었다"며 "돈 문제는 전혀 아니다. 선수마다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돈으로 다 해결되진 않는다. 단, 구단은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지원을 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한화는 KBO리그 다른 팀과 경쟁 끝에 오간도를 180만 달러에 영입하며 화끈하게 투자했다. 마지막 남은 외국인 투수도 전력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은 변함없다.
박 단장은 "(김성근) 감독님이 포스트시즌에 갈 수 있다고 선수들에게 말씀하신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일단 포스트시즌만 올라가면 감독님 능력이 있기 때문에 더 좋은 성적으로 마칠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5강을 위한 마지막 조건인 외국인 투수 영입에 의해 성패가 갈릴 것이다. /waw@osen.co.kr
[사진] 오키나와=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