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라이브] 나지완, "초심으로 우승 하나만 바라본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2.04 05: 44

나지완, FA 계약 첫 해 초심으로  
2009년 이후 8년만에 우승 도전
"초심으로 돌아갔다". 

지난 겨울 공격적인 전력 보강에 나선 KIA는 올 시즌 우승 후보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KIA의 마지막 우승은 2009년. 마지막 7차전 끝내기 홈런으로 타이거즈에 10번째 우승을 안긴 나지완(32)은 올해로 어느덧 10년차 베테랑이 됐다. 4년 40억원으로 첫 FA 계약을 맺고 타이거즈에 남은 그는 8년 만에 우승을 꿈꾼다. 지난 3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나지완과 만났다. 다음은 그와 일문일답. 
- FA 계약 이후 첫 캠프인데 기분이 색다를 듯하다. 
▶ 색다른 것보다 뭐랄까 초심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FA 계약을 했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선배들과 후배들이 보고 있으니 보다 모범적으로 해야 한다. FA 계약으로 마음이 편해진 것은 하나도 없다. 2008년 처음 입단했을 때가 생각 난다. 이젠 중고참으로서 후배들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 우리가 강한 팀으로 갈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고, 앞장서야 할 부분이 많다. 
- FA 계약 첫 시즌에 대한 부담은 없나. 
▶ 그런 건 없다. 재작년 워낙 밑바닥까지 떨어져서인지 두려움이 없어졌다. 무엇보다 주위에 형들이 있다는 게 너무 든든하다. (이)범호형, (김)주찬이형에 (최)형우형까지 왔다. 형우형과 둘이 다니면 쌍둥이로 보는 사람들도 있더라(웃음). 형들이 있어 부담이 줄어든다. 완벽한 4번타자가 왔기 때문에 내가 4번을 치지 못하는 것에 아쉬움은 전혀 없다. 범호형이랑 서로 6번을 치고 싶다고 말한다. 부담을 많이 내려놓았다. 
- 최형우 효과가 어느 정도 될 것이라고 보나. 
▶ 엄청난 플러스 효과가 날 것이다. 기존 중심타자들이 있는 상황에서 한 명이 플러스 됐기 때문이다. 형우형뿐만 아니라 (김)선빈이와 (안)치홍이까지 돌아와서 쉬어갈 수 없는 타순이 됐다. 박흥식 타격코치님은 우리가 치는 것 보기만 해도 배부르다고 하신다. 주축 선수들이 지난해 성적에서 최소 3분의 2만 해도 상당할 것이다. 
- KIA 멤버가 강해졌다. 선수들도 그렇게 느끼는가. 
▶ 그렇다. 자부심을 갖고 훈련한다. 주요 선수들의 성적을 보면 자부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우리는 백업 선수가 없다. 누가 나가도 주전이 될 수 있다. 오늘(3일)로 캠프를 시작한 지 3일째인데 마치 2~3주 정도 캠프한 것처럼 한다. 다들 몸 상태가 올라왔다. (김기태) 감독님도 흡족해하실 정도다. 
- 중고참으로서 어떤 역할을 생각하고 있나. 
▶ (주장) 주찬이형이 워낙 말이 없는 선배라 나에게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웬만한 건 나를 통해 전달하고 있다. 야수뿐만 아니라 투수들도 함께 융화하려 한다. 
- 캠프에서 새롭게 시도하거나 준비하고 있는 것은 있나. 
▶ 내가 갖고 있던 폼을 조금 더 강인하게 만들려 한다. 어떤 운동이든 선수가 1cm를 바꾸는 게 엄청 힘들다. 하지만 이승엽 선배도 30홈런 100타점을 치고도 완벽해지기 위해 타격폼을 바꾼다. 나 역시 아직까지는 시도하는 단계이지만, 시즌 개막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잘 맞추려 한다. 주찬이형도 바꾸려고 하냐고 물어보는데 계속 시도를 해야 한다. 
- 지난해 출루율 3위(.451)에 오를 정도로 선구안이 좋았다. 
▶ 예전에 (김)현수가 '공이 스트라이크인지 볼인지 보인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나 역시 나만의 보이는 길이 생겼다. 가끔 한가운데 공에 루킹 삼진을 당할 때가 있지만 대체로 구분 가능한 수준에 왔다. 어렸을 때는 오로지 힘으로만 쳤는데 이젠 기교, 테크닉이 생겼다. 앞으로 내 것이 더 확실해지면 후배들에게도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지난해 1~2번 테이블세터로도 가끔 나섰다. 
▶ 만약 내가 왼손 타자였다면 (이)용규 정도는 아니더라도 비슷하게는 했을 것이다. 출루는 내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부분이다. 밑바닥을 친 2015년에도 출루율(.378)은 그런대로 괜찮았다. 투수들도 내가 한 방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경계하는 게 있다. 그런 부분을 이용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 
- 올 시즌 KIA가 우승 후보로도 불린다. 
▶ 형들이랑도 자주 이야기하지만 개인 성적은 따로 필요없는 것이다. 팀이 우승하면 개인 성적은 당연히 따라온다. 지금은 오로지 우승 하나만을 보고 있다. 우승을 해본 사람으로서 축배를 드는 것을 생각만 해도 가슴이 떨린다. 2009년 첫 우승을 했을 때는 너무 어려 잘 몰랐다. 다시 그런 홈런을 친다면 내가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만끽할 것이다. 우승한 지 벌써 8년이 지났다. 올해 목표가 있다면 우승을 해서 김기태 감독님이 재계약하는 것이다. (마침 나지완 옆을 지나가던 김기태 감독은 "야야야, 그런 말은 하지 마라"고 손사래쳤다). /waw@osen.co.kr
[사진] 오키나와=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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