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KIA 감독이 깜짝 놀랐다. 김성근 한화 감독의 예고없는 훈련장 방문에 웃음보가 터졌다.
3일 일본 오키나와 킨구장. KIA 선수들이 한창 훈련을 이어가던 오후 1시50분쯤. 예상 못한 손님이 KIA 캠프를 찾았다. 같은 오키나와 지역에 캠프를 차린 김성근 감독이 휴식일을 맞아 제자 김기태 감독을 찾은 것이다. 김기태 감독은 예상하지 못한 스승의 방문에 화들짝 놀랐다.
사연이 있다. 김기태 감독은 지난 2일 한화 구단을 통해 4일 훈련에 앞서 한화 캠프지인 고친다구장을 찾겠다고 미리 알렸다. 김남규 매니저에게서 이 말을 전해들은 김성근 감독은 "올 때 빈손으로 오지 말라고 전해라. 선수 둘은 데려오라고 하라"는 농담을 던지며 싫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KIA와 한화는 10개 구단 중 유이하게 오키나와에 캠프를 차렸고, 김기태 감독이 스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김성근 감독을 찾아가기로 한 것이다. 김기태 감독은 "팀 훈련에 방해가 될지 모르니 선수들이 워밍업을 하고 있을 때 미리 찾아가서 감독님에게 인사를 드려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이 하루 먼저 KIA 훈련장에 넘어와 스승과 제자 사이에 깜짝 만남이 이뤄졌다. 선수들 훈련을 이끌던 김기태 감독이 부리나케 김성근 감독을 맞이, 감독실로 안내하며 티타임을 나눴다. 김기태 감독이 당황한 반면 김성근 감독은 태연한 모습이라 주변 웃음을 자아냈다.
김성근 감독의 방문에 지난해까지 한화에서 함께한 쇼다 코우조 타격코치를 비롯해 조계현 수석코치와 김민호 수비코치 등 KIA 코치들이 인사를 위해 감독실을 들렀다. 두 감독은 감독실에서 둘만의 대화를 나누며 모처럼 회포를 풀었다. /waw@osen.co.kr
[사진] 오키나와=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