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토크] 시력 좋은 자이언티, 그가 쓰는 ‘안경’의 의미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7.02.03 16: 00

 개화기 지식인을 보는 듯했다. 그런데 묘하게 근사하다. 마르고 긴 얼굴에 올려놓은 동그랗고 작은 알의 안경은 자이언티의 트레이드마크. 한 번 보면 좀처럼 잊을 수 없는 독특한 이미지는 그의 오묘하고 신선한 음악과 함께 강력한 시너지로 완성된다.
단순한데 세련되고, 차가운데 따뜻하다.
시력도 좋은 그가 안경을 쓴 이유 역시 덤덤하지만 감성적이다. 무대에서 어디에 눈을 둬야할지 몰라 아버지의 선글라스를 쓰기 시작했다고. 그냥 ‘선글라스’였다면 흘려들었을 것을 ‘아버지의 선글라스’라고 말해 많은 생각을 하게끔 만들고, 여러 가지 감정의 작용들을 일으킨다.

그게 자이언티의 음악. 대표적인 곡 ‘양화대교’가 좋은 예다. 감동을 억지로 짜내려 노력하지 않는데 이는 의외로 묵직한 감동을 안긴다. ‘엄마아아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아프지 말고’ 등의 가사는 꾸미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날 것. 이에 듣는 이들은 각자의 해석으로 자신들만의 추억을 떠올리고 음악에 젖어든다.
보편적인 것들에 특별함을 부여하는 것이 자이언티의 음악이다.
새 음반 'OO'는 자신이 쓰는 안경을 의미 한다. 자기만의 시각으로, 특유의 매력적인 음색으로, 재치로 이야기로, 앨범을 꼼꼼하게 채웠다. 이후 가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자이언티는 여전히 보편적인데 특별했다.
# 안경
음반 제목인 'OO'는 내 아이덴티티인 안경을 의미하기도 한다. 내 시각으로 만든 음반이다 보니까 내 시야, 시각을 의미하기도 한다. 나와 대중 사이의 교집합이라고 할 수 있는 음악, 교집합을 의미하기도 한다. 안경을 쓰는 큰 이유는 없다. 무대에 올라가서 어디에 눈을 둬야할지 몰랐는데, 아버지 선글라스를 쓰고 무대에서 노래하기 편했다. 시력은 좋다. 오늘은 진심으로 보이고 싶어서 안경을 벗어봤다.
# 성장
데뷔한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처음 시작하면서부터 내 음악 들어주신 분들에게 성장하고 나아가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게 어떤 부분에서 나타나야 할까 가장 큰 고민이었다. 음악적인 성장도 있어야 하고 시각적으로도 만족을 줘야해서 그런 부분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 욕심에 비해 시도해보고 싶은 것들을 다 구현하지 못했지만 만족스러운 편이다.
# 미니멀리스트
이번 음반의 사운드적인 콘셉트는 사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담고 있기 때문에, 장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다양한 장르다. 중점을 뒀다기보다는 나의 취향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내가 좀 미니멀리스트인 것 같다. 미니멀한 거 좋아한다. 절제되고, 최소화되고, 상징적인 표현을 많이 쓴 것 같다. 담백했으면 싶었던 것 같다.
# 도깨비
'도깨비'를 나는 아직 드라마를 보지 못했는데 정말 재미있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OST 나오는 것도 잘 나오고. 물론 성적을 생각하면 걱정이 됐는데, 그래도 잘 됐네요. 앞으로 가봐야 알 일이지만. 앞으로 성적이 떨어져도 이미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서 너무 기쁘다.
# 김해솔의 어린 시절
떠오르는 것들을 말하자면 아주 어렸을 때 유아기 때 자갈밭을 뛰어다닌 기억이 있다. 개울가에서. 혼자 보낸 시간이 정말 많다. 친구가 많지 않았다. 어머니 아버지도 신기해하신다. 전혀 음악과는 관련 없는 분들인데 그 사이에서 내가 가수가 돼서. 나도 잘 모르겠다.
# 힐링
'꺼내먹어요'를 발표했을 때는 힐링송을 통해서 나 스스로를 위로하고자 만든 거였다. 다른 힐링 노래들을 내야 한다는 스트레스는 없다. 내가 하고 싶은 진짜 이야기들을 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지드래곤 '형'
너무 상투적으로 들릴 수 있는데, 너무 배울 게 많은 분이다. 존경심이 생기는 것 같다. 아직 인간적으로 친하지는 않은데, '앞으로 많이 친해지자'고 어제 문자를 드렸다. (음악 작업은)두 번째인데 변한 것은 없다. '콤플렉스(Complex)' 지드래곤 형 가사에 공감이 됐다. 콤플렉스는 상대적인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걸 재치 있게 풀어보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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