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팀 전념을 이유로 오는 3월 열릴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을 고사한 다나카 마사히로(29·뉴욕 양키스)가 다른 훈장을 달지도 모른다. 일본인 및 아시아 선수 첫 3년 연속 개막전 출전이 그것이다.
다나카는 최근 고쿠보 히로키 일본 대표팀 감독과의 면담 자리에서 WBC 출전이 어렵다며 양해를 구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역시 소속팀 양키스의 반응이 미지근한 것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알려졌다. 자신도 올해가 끝나면 옵트아웃(잔여계약을 포기하고 FA 자격을 획득)을 행사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 시즌 전 열리는 WBC 출전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대신 다나카는 올해 양키스의 개막전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 양키스는 올해 오프시즌에서 선발진에 에이스급 투수 보강이 없었다. 오히려 아롤디스 채프먼을 다시 데려와 불펜을 강화시킨 것이 눈에 띈다. 지난해 양키스의 팀 선발진을 이끈 다나카가 에이스의 중책을 이어갈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2014년 양키스와 7년 총액 1억5500만 달러의 계약을 맺고 화려하게 MLB에 입성한 다나카는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따내며 체면을 세웠다. 중간에 팔꿈치 부상 이슈가 있기는 했지만 3년 동안 39승과 평균자책점 3.12라는 호성적을 냈다. 특히 지난해에는 MLB 데뷔 후 가장 많은 경기(31경기)와 이닝(199⅔이닝)을 소화하며 14승4패 평균자책점 3.07으로 주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사실상 양키스에는 이런 다나카의 입지를 위협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 때문에 2015·2016년에 이어 다나카가 다시 개막 선발로 나설 공산이 매우 높다. 양키스는 2009년부터 2014년까지 C.C 사바시아가 6년 연속 개막 선발로 뛴 뒤 다나카가 바턴을 이어받았다.
3년 연속 개막전 출전은 일본은 물론 아시아 출신은 최초다. 노모 히데오가 LA 다저스 시절이었던 2003년과 2004년 2년 연속 개막전 선발로 나선 기억이 있다. 박찬호도 소속을 바꿔 2001년(LA 다저스), 2002년(텍사스) 개막 선발의 임무를 맡았다. 그러나 3년 연속은 없었다. 다르빗슈 유(텍사스)는 매년 개막전 선발 후보로 주목받았으나 정작 부상 등이 겹쳐 한 번도 개막 선발로 뛰지 못했다.
다나카의 개막전 성적은 아직 크게 좋은 기억이 없다. 2015년에는 토론토와의 홈경기에서 4이닝 5실점(4자책점)으로 부진한 끝에 패전을 안았다. 2016년에는 휴스턴을 만나 5⅔이닝 2실점으로 무난한 투구를 펼쳤으나 승패와는 무관했다. 만약 개막전 선발로 나선다면 올해는 첫 경기부터 승리를 낚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