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리그에서 짧고도 굵은 획을 그었던 두 외국인 선수의 복귀가 이뤄질까. 에스밀 로저스(32)와 야마이코 나바로(30)의 이름이 꾸준히 오르내리고 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추후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로저스와 나바로는 팬들의 여전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KBO 리그에서 정상급 기량은 뽐냈던 두 선수는 현재 향후 거취가 불투명하다. 신분상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고, 또한 두 선수 모두 한국행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 문제가 해결된다면 국내 구단들이 관심을 가질 법한 충분한 매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2015년 한화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입단한 로저스는 10경기에서 3번이나 완봉을 기록하는 등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로저스는 10경기에서 무려 75⅔이닝을 던지며 화려한 MLB 경력이 결코 숫자만은 아님을 증명했다. 2016년에는 당대 외인 최고 몸값이었던 190만 달러에 사인하기도 했다. 그러나 팔꿈치 수술로 이탈하는 등 마지막 결별 과정이 개운치 못했다.
나바로는 2014년과 2015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최고의 성적을 남긴 외인 내야수다. 2014년 타율 3할8리, 31홈런, 98타점에 이어 2015년에는 48개의 홈런과 137타점을 수확하며 KBO 리그 역사에 남을 만한 2루수로 남았다. KBO 리그 역사상 나바로의 공격 생산력에 비견될 만한 2루수는 전혀 없었다. 그런 나바로는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의 러브콜을 받고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몇몇 문제를 일으키며 방출됐다.
로저스는 현재 팔꿈치 부상에서 회복 중이다. 로저스는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자신의 근황을 비교적 상세하게 알리고 있기도 하다. 한 구단 외국인 담당자는 “워낙 자유분방한 성격이기도 하지만 일종의 구직 활동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로저스는 시즌이 시작될 때쯤이면 정상적인 피칭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나바로는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무력시위를 하고 있다. 합류가 늦어지며 눈총을 받기도 했지만 최근 윈터리그 결승시리즈에서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몸 상태 이상설’에 대한 나름대로의 대답이기도 하다. 이 외국인 담당자는 “나바로도 자신을 둘러싼 불성실성 논란에 대해 잘 알고 있더라”고 귀띔했다. 계약의 걸림돌인 성실성 문제에서 좀 더 나아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의미다.
당장 로저스가 한국 무대에 올 가능성은 떨어진다. 전 소속팀이자 아직 외국인 투수 한 자리를 확정짓지 못한 한화는 신중한 반응이다. 몸 상태가 100%임이 증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영입할 이유가 전혀 없다. 다만 추후 이 부분이 어느 정도 확인이 되면 대체 외국인 선수로 고려하는 것은 자연스러울 수 있다. 로저스도 현 시점에서는 미국 팀의 오퍼를 받기는 힘든 양상이다. 연봉도 떨어질 것이 유력하다.
한국과 멀어지는 듯 했던 나바로는 변수가 생겼다. 삼성은 일본프로야구 한신에서 활약했던 마우로 고메스의 영입을 타진했으나 막판 신체검사 단계에서 틀어졌다. 당초 한국에서 신체검사를 받기로 한 고메스는 이를 미루다가 결국은 입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삼성은 고메스를 포기하고 다른 외인 타자를 찾고 있다. 일단 나바로가 ‘1순위’는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시간이 문제다.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할 경우 나바로는 대안이 될 수 있다.
나바로에 대한 보류권은 올해까지 삼성이 가지고 있다. 김한수 삼성 감독도 나바로 재영입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은 아니다. 나바로는 삼성에 몸담았던 2년간 불성실한 태도로 코칭스태프 및 구단 관계자들의 속을 태운 게 한 두 번이 아니다. 지인들까지 문제를 일으켜 구단의 마음고생이 심했다. 지난해 재계약 테이블에서 ‘성실성 조항’이 거론된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당시 나바로는 이에 반발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협상력이 약해진 지금이라면 받아들일 가능성도 가지고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