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년에 대해 만족은 할 수 없다. 그래서 더 절실함이 생기는 것 같다".
이재성(29)은 전북 현대의 오프 시즌을 뜨겁게 달군 인물 중 한 명이다. 중앙 수비수 자리를 소화하고 있는 이재성은 지난해 12월 중순 트레이드를 통해 울산 현대에서 전북으로 이적했다. 전북은 이재성과 이용을 영입하기 위해 이종호와 김창수, 최규백을 울산으로 보냈다.
전북팬이나 축구팬에게 '이재성'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만 29세 이재성보다 만 25세의 또 다른 전북의 미드필더 이재성이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수비수 이재성의 기량도 만만치 않다. 지난 2011년 상위권에 들었던 울산의 주축 수비수로 자리 잡은 후 어느 팀에서나 탐내는 중앙 수비수가 됐다.
이재성은 2011년과 2012년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국가 대표팀을 이끌던 조광래 감독이 만 23세의 이재성을 전격 발탁하기도 했고, 2012년에는 울산의 중심이 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가 아쉽다. 꾸준한 활약은 했지만 2011년과 2012년을 뛰어 넘는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이재성도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제일 아쉬운 부분이다. 어렸을 때가 경기를 뛰기 더 어렵다. 그런데 난 어릴 때 더 많이 뛰고, 시간이 지나면서 부상으로 많은 시간을 못 뛰었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에서 밀려서 못 뛰었다면 차라리 받아들였을 것이다. 그러나 축구 선수로서 발전하고, 경험을 해야 할 시간을 놓치고 말았다. 그래서 경쟁력이 떨어졌다고 본다. 잃은 것이 없지 않아 있다. 그래서 올해 목표는 부상 없이 시즌을 마무리 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2012년 이후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그는 "나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엘리트가 아니다. 연령별 대표팀에 가본 적도 없다. 게다가 너무 어릴 때 대표팀에 갔다. 그래서 대표팀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했고, 모든 것이 부자연스럽고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표팀에 대한 것을 완전히 내려 놓은 건 아니다. 이재성은 "나이가 들고 기회를 왔었으면 하는 생각도 있지만, 그것도 내 실력인 만큼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다.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노력을 한다면 다시 그 날이 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각오를 전했다.
그래서일까. 올해로 프로 데뷔 9년차가 된 이재성은 지난 8년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만족은 할 수 없다. 실망하는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만족을 하지 않고 더 좋은 목표를 세우고 걸어 왔기 때문에 더 절실함이 생기는 것 같다. 나는 아직 K리그에서 내로라하는 수비수가 아니다. 그래서 더 인정 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당연히 보완해야 할 점에 대해서도 생각이 많다. 이재성은 "많은 걸 보완해야 한다. 모든 면에서 압도적이어야 한다. K리그에는 좋은 수비수가 많다. K리그에서 어중간하면 대표팀에 들어가기 힘들다. 압도적으로 잘해야 갈 수 있는 곳이 대표팀이다"며 발전의 종착지는 대표팀이라고 밝혔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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