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스타'를 떠나보낸 부산 kt의 농구 팬들의 성난 민심은 쉽사리 가라앉지는 않았다.
2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프로농구' 부산 kt와 원주 동부의 네 번째 맞대결. 이날 kt 입장에선 한바탕 논란이 일어난 뒤 맞이한 첫 경기이기도 했다.
kt는 지난 31일 LG와 1라운드 지명권과 포워드 김영환을 받아왔다. 그러나 kt가 내준 반대급부가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조성민이었다. 조성민은 kt의 흥망성쇠를 같이한 대표적인 간판 스타였다. 그렇기에 파장은 컸다. 특히 부산 농구의 상징과도 같았던 조성민의 트레이드에 팬들의 실망감은 극에 달했다.
경기 전까지는 별 다른 문제가 없었다. 김영환 역시 kt의 중흥기를 함께하고 LG로 트레이드 된 바 있는 선수였다. kt가 친정팀이었다. 부산 팬들은 조성민을 떠나보낸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부산으로 돌아온 김영환을 환영의 박수로 맞이했다.
하지만 좀 더 함께한 시간이 길었던 조성민을 떠나보낸 팬들의 허탈감과 실망감을 보상해줄 수는 없었다. 2쿼터 막판, 결국 우려했던 일이 일어났다.
kt 팬클럽 일부가 2층 관중석에서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조성민'이 적힌 플래카드를 기습적으로 펼치며 '프랜차이즈 스타'를 떠나보낸 구단을 성토했다. 이들은 2쿼터 막판 전반 종료 버저가 울릴 때까지 '조성민'을 있는 힘껏 외치며 트레이드 항의 시위를 펼쳤다.
이날 기습 시위에 참가한 kt의 오랜 팬인 조민호 씨는 "사실 김영환 선수도 우리 팀에서 선수생활을 했기에, 다시 온 것이 반갑다"고 전제하면서도 "아무리 비즈니스 관계라고 하더라도 프랜차이즈 스타를 떠나보낸 실망감을 팬으로서 표현해야 했다. 구단의 처사에 대한 항의였다"며 기습 항의 시위를 펼친 이유를 밝혔다.
이날 기습 시위는 2쿼터 종료와 동시에 짧게 마무리 됐다. 구단 측도 이날 항의 시위에 대해 전혀 몰랐던 터라 당황한 기색을 표출했지만, 기습 시위가 마무리되자 별 다른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기습 시위는 물리적 충돌 없이 평화적으로 끝났다.
조성민 트레이드 직후 맞이한 첫 홈 경기에 2353명의 관중들이 찾았다. kt의 올시즌 평균 1887.8명 보다는 많았다. 조성민 트레이드로 인한 관중 이탈은 없는 모습. 이날 조성민 트레이드의 상대였던 김영환은 자신의 평균과 비슷한 11득점 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그러나 팀은 81-87로 역전패 당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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