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경기 2연패, 그러나 전북이 개의치 않는 이유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7.02.02 05: 29

전북 현대가 새 시즌을 앞두고 치른 연습경기서 2연패를 당했다. 그러나 전북은 2연패에 대해 개의치 않고 있다.
전북은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006년 대회 이후 10년 만의 우승을 차지한 전북은 아시아를 대표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도 출전했다. 그래서일까.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전북을 향한 기대치는 어느 때보다 높다.
그러나 지난달 31일(이하 한국시간)과 1일 치른 두 차례 연습경기서 전북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전북은 FC 아스타나(카자흐스탄)와 첫 경기서 0-3으로 완패한 데 이어 부뇨드코르와 두 번째 경기서도 1-2로 패배했다. 전북의 2연패를 예상하지 못한 팬들로서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경기를 조용히 지켜본 전북 최강희 감독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선수들의 순간적인 판단에 대해 조언을 하기는 하지만 승패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고 있다. 연습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에서는 철저하게 관찰자의 눈으로 쳐다볼 뿐이다.
최강희 감독이 연습경기의 승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건 아직 전북이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아무리 좋게 봐도 70~80%밖에 준비가 안 된 상태다"고 밝혔다. 수비수 이재성도 "3월이 되면 문제가 없겠지만 아직은 실전 감각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았다"고 의견을 같이 했다.
전북은 지난 14일부터 새 시즌을 위한 훈련을 시작했다. 이제 19일이 지났다. 전술은커녕 선수들의 몸상태도 완벽하지 않다. 반면 전북이 상대한 팀들은 이미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부뇨드코르의 경우 오는 7일 열리는 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를 위해 준비를 완벽히 마친 상태다.
전력 구성도 완벽하지 않다. 로페즈가 무릎 부상으로 상반기 복귀가 불가능하고, 알 자지라(UAE)로 이적한 레오나르도의 대체자도 아직 영입이 결정되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전지훈련 도중 김보경과 이승기, 조석재 등이 작은 부상으로 이탈했다.
완벽한 베스트 11이 나오지 않는다. 전북이 연습경기서 스리백 포메이션을 쓰는 이유다. 최 감독은 "포백으로 나서면 제대로 된 명단을 구성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윙어가 충분하지 않은 전북은 스리백으로 나서서 윙백들로 윙어들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윙어들로 측면을 구성하는 건 한계가 있다. 측면 침투 루트가 단조롭다. 상대 수비가 쉽게 대응이 가능하다. 당연히 문전으로 올리는 크로스의 질도 떨어진다. 최 감독은 "전방 공격수들에게 연결되는 정확한 크로스가 없다. 유효 슈팅이 적은 이유다"고 설명했다.
결국 전북의 본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듯 하다. 부상자들의 복귀와 외국인 선수들의 영입이 마무리 되어야 최강희 감독이 생각하는 밑그림 작업이 시작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지난해의 경험이 전북을 크게 걱정하지 않게 한다. 전북은 지난해에도 연습경기서 3연패를 당한 이후에 첫 승을 신고했다. 그러나 더 이상의 승전보는 없었다. 전북은 해외 전지훈련에서 치른 8차례의 연습경기서 1승 3무 4패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전북은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sportsher@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