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자이언티 "'노래' 유명해지면 좋죠, 브랜드 가치 생겨"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7.02.02 16: 15

"이 노래는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해." 아이러니하게도 이 '노래'는 발매하자마자 유명해졌다. '도깨비'의 철옹성을 무너뜨리며 단번에 음악 팬들의 귀에 꽂혔다. 뮤지션 자이언티(28)가 가진 저력이다. 신곡을 발표하면서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한다는 가사를 쓰다니. 자이언티다운 재치와 표현이다. 물론 그는 "농담이다. 유명해지면 좋죠"라며 웃었다.
자이언티가 1년여의 공백을 깨고 화려하게 돌아왔다. 음악이 화려한 것보다 자이언티의 컴백 자체가 가요계에서 화려한 이슈였다. 지난해 4월 YG 산하 더블랙레이블로 이적한 후 처음 발표한 음반이다. 자이언티의 아이덴티티인 안경 혹은 대중과의 교집합(음악)을 표현했다는 음반 제목 'OO'가 매우 독특하다.
지난 1일 서울 합정동에 위치한 더블랙레이블 사무실에서 자이언티를 직접 만나 새 음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의외로(?) 말 잘하는 자이언티. 음악만큼 그 역시 매력적이었다.

자이언티의 음악은 보컬색만으로도 특별함을 갖는다. 언더에서 피처링 가수로 활동하다가, 소속사 없이 직접 유통사를 찾아가 음반을 발매하며 데뷔한 자이언티. 하나씩 히트곡을 만들고 지금의 믿고 듣는 가수가 되기까지 성장하며 더 탄탄하게 자이언티라는 브랜드를 키워왔다. 그런데 신곡에 이런 가사를 쓰다니.
"노래는 유명해지면 좋죠. 많은 분들이 호불호가 있기 때문에 안 좋아하는 분들도 생길 수 있지만 인정해주시고 좋아해주시는 분들은 좋아해 줄 테니까. 자랑스러워해 줄 테니 그러면 좋죠."
이번 음반은 미니음반 형태지만 자이언티에게는 정규음반의 무게를 가지고 있는 신보다. 그만큼 많이 생각하고 고민해서 만들어냈다. 사랑과 일상의 감정, 고민 등 그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채워졌다.
"타이틀곡은 정말 고민 없이 썼어요. 제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도 정해져 있었고, 단순해요. 단순함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단조로워지면 문제가 되겠지만, 단순함은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한마디 더 얹어서 이렇게 들어달라고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몇 줄 안 되는 가사일 수 있지만 치밀하게 썼어요. 많은 것을 담고 있다고 생각해요. 오랫동안 들어준다면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요."
1년의 공백기를 빼곡하게 채울 수 있는 음반. 자이언티의 음악을 기다린 팬들에게는 아까운 시간이었지만, 자이언티에겐 이번 음반을 내기 위해 꼭 필요했던 공백이다.
"창작욕은 언제나 왕성해요. 활동이 활발했던 시기와 지금 잠시 1~2년 사이의 공백은 이번 음반을 내기 위해 꼭 필요했던 것 같아요. 그 전에는 아직 이름을 알리지 못했었고, 저에 대해서 어떻게든 증명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어요. 창작욕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었던 시기였죠. 내 흔적을 계속 남기고 싶어 했어요. 지금은 좀 더 신중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공백은 정말 신중하게 작업하고 싶었던 시기였고, 이번 음반을 들려주기 위해서 고민하던 시기였죠."
자이언티가 느끼는 그의 음악은 어떨까. 음악 팬들은 그의 스토리텔링과 또 이를 표현하는 방식, 매력적인 보컬에 열광한다. 자이언티가 주는 힐링이 있고, 또 때로는 쓸쓸함도 있다. 그 속에서 신선함과 공감을 주기 때문에 자이언티의 음악이 더 사랑받는 것. 쓸쓸함에는 물음표를 던졌다.
"제 캐릭터가 아닐까 생각돼요. 내가 느끼는 방식이 있고 표현하는 스타일이 있어요. 저라는 사람이 느끼고 내뱉는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가가냐가 재미있는 것 같아요. 쓸쓸함이나 자조적인 느낌을 받는다면, 저한테 그런 면이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유명세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신곡을 발표하고 그 곡이 많은 사랑을 받는 인기곡이 되면 좋은 일이지만, 자이언티에게 '양화대교'는 조금 다른 의미가 되기도 한다. '노래' 가사에도 나오고, 수록곡 '콤플렉스(Complex)'에도 언급됐는데 혼자만의 일기를 모든 사람이 알게 됐을 때의 기분을 자이언티는 이미 느꼈다.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양화대교'가 히트에 성공하면서 자이언티를 대표하는 곡이 됐지만, 가정사를 음악으로 담아내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유명해지고 싶냐?'라는 질문에는 '아니오'라고 대답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애매한 답변이긴 하다. 유명해지고 싶고 단지 성공을 하고 싶다는 기준이 아니라 그냥 좋은 작품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가 가장 큰 것 같아요."
"제가 유명해지는 것은 큰 상관은 없어요. 자이언티라는 브랜드가 가치가 생기는 것은 너무 좋다. 가치가 생기는 것은 좋은 일이죠. 자이언티라는 브랜드, 뮤지션. 그 친구와 저는 어느 정도 별개라고 생각하는 것이 있어요. 그 친구를 위해서 곡을 쓰고, 어울리는 옷을 고른다는 느낌이 있어요. 나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같이 만드는 브랜드인 것 같아요." /seon@osen.co.kr
[사진]Y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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