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소울라이츠, 10년 기반공사 끝.."이젠 어떤 건물 지을까"
OSEN 엄동진 기자
발행 2017.02.01 16: 50

 소울라이츠. 아직 생소한 그룹이다. 그래도 벌써 결성한지 10년이 됐다. 강산도 변하는 시간, 탄탄한 팀워크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인기나 음악성 둘중 하나도 분명히 필요하다. 아직 생소한 팀이니 음악성이 뛰어난게 분명하다.
이런 상상을 하고, 소울라이츠를 만났다. 일단 탄탄한 팀워크, 맞다. 리더 손창학을 중심으로 또래의 네 친구가 잘 뭉쳐있다. 다툼도 있었고, 변화도 겪었지만 10년을 맞으면서 더욱 단단해졌다.
그리고 음악성, 이 부분은 대중의 평가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더 많은 시도와 노력이 필요해보인다. 그리고 2017년은 알앤비 소울 밴드라는 특이성을 장점으로, 그 장점을 대중적 인기로 '승화'시키려는 노력의 시작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의 10년은 건축으로 보자면 기반 공사 기간으로 볼 수 있을거 같습니다." 지난달 발표한 네 번째 미니앨범 '클라우드(Cloud)'로 소울라이츠가 세워 올릴 건물의 규모를 가늠해볼 수 있을 듯 싶다.     
-소울라이츠는 어떤 음악을 하는 밴드인가.
(손창학)"알앤비 소울을 기반으로 했다. 이제 음악을 하다보니 알앤비 소울에 기반을 두돼 다양한 시도를 하자는 과정에 와있다."
-기교없이 단백하고 깔끔한 보컬이 먼저 귀에 들어왔다.
(손창학)"녹음에서는 특히 기교 없이 하는 편이다. 내가 디렉을 보면서도 절제를 많이 시킨다. 기교를 뽐내기 보다는 가사 전달이나 감정 전달에 충실하려고 한다. 대신 공연에서는 다르다."
-과거 한 인터뷰에서 소울라이츠의 음악을 서울의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요즘처럼 시끄럽고 바쁜 서울과는 다른 느낌이다.
(정은선)"서울 한가운데 있는 느낌보다는 높은 곳에서 서울을 바라보는 느낌이다. 번화가 보다는 남산타워같은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서울이다."
-이번 앨범 타이틀곡은 알앤비 소울보다는 발라드에 가깝더라.
(정은선)"지지난 앨범부터 발라드적인 성향들이 많이 드러났다. 타이틀곡으로 '허물어'를 선정하게 되면서 그런 색깔이 강해졌다. 근데 앨범 속 다른 곡들은 재즈한 면도 있고 펑키한 면도 있다. 타이틀곡이다 보니 친근한 곡을 하게된거 같다."
-앨범 전체 타이틀을 '구름'이라고 지었다.
(손창학)"일단 두번째 곡 제목이 '뭉게뭉게'다. 그리고 수록된 4곡의 공통된 주제가 관계의 어려움에 관한 것이다. 구름이라는 이미지가 모호하고 손에 안잡히고 앞이 안보이는 상황들이다. 그런 이미지를 형상화한 것이 구름이라고 봤다."
-1번 곡 허물어부터 소개를 부탁한다.
(정은선)"곡은 내가 쓰고 가사는 오빠가 썼다. 멜로디는 사랑이 됐든 뭐가 됐든 감정이 고조되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손창학)"사랑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먼저 생긴 상처때문에 불신도 생길수 있다. 사랑을 시작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사람이 다가오는 사람에게 마음을 열지 말지 고민을 담고 있는 노래다."
-여자에게 한 번 호돼게 당한적 있나.
(손창학)"그건 아니다. 보컬이 여자다보니 여자의 심정에 이입해 가사를 쓴다. 그러다보니 그런 곡들이 나오는거 같다. 14인조 스트링이라던지 발라드 문법에 충실한 곡이 나왔다."
-두번째곡 '뭉게뭉게'는.
(정은선)"밝은 노래를 마들고 싶었다. 내용도 발랄하다고 해야할지 깜찍하다고 해야할지 귀여운 감정을 담아보려고 했다. '내가 좋아하는 마음은 표현했으니 고백은 먼저 해달라'는 가사다." 
(김두현)"편곡적로 처음에는 샤방샤방한 재즈 느낌의 곡이었다. 그러다 전날 술자리에서 369게임을 하던 리듬이 떠올라, 차용하게 됐다."
-3번곡 '새벽, 서울은'은 서울의 소리를 담았다.
(손창학)"심야 버스가 있다. 홍대에서 우리집까지 가는데 2시에도 탈수 있다. 직장인이면 회식을 마친 시간이 될 수 있고, 학생이면 공부하다 들어가는 느낌일수 있다. 힘들게 하루를 견디고 귀가 하는 느낌을 담았다."
(김두현)"1~2번 곡들에 비해서, 사랑을 더 받을까 걱정했는데, 좋은 반응들이 많아서 다행이다. 우리 밴드가 가장 좋아하는 스타들의 곡이다."
-네번째 곡은.
(김두현)"'알아들어요
'라는 곡이다. 기존에 안했던 강한 메시지를 담았다. 사운드 자체도 빅밴드 느낌으로 강렬하게 표현했다. 메시지가 강하니까 래퍼를 쓰려고 고민했다. 공격적인 성향의 강한 여성 래퍼를 떠올리다 키디비가 생각났다.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보여준 모습들이 있으니 부탁했다."
-아직 국내에서는 알앤비 밴드가 낯설다.
(정은선)"
해외에서도 솔로 뮤지션은 있어도 알앤비 밴드라는 것 자체가 손에 꼽고 활동하는 자체에도 어려움도 많다. 참고할 만한 밴드도 별로 없다. 처음에 밴드를 결성했을 때는 네오소울에 지향점이 있었다. 디안젤로를 다 좋아했었고.
-밴드는 어떻게 결성됐자.
(손창학)"
인터넷에 네오소울 밴드를 만들어 보자고 글을 올려서 시작이 됐다. 다들 록밴드는 많은데 네오소울 밴드는 없으니까 호기심을 느낀거 같다. 알앤비나 소울 음악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만난거다. 
굴비를 꿰듯이 인터넷을 통해 한명씩 입단이 됐다. 처음엔 나와 보컬이 만났고 이후엔 베이스가 합류했고 드럼도 들어왔다. 다단계 같았다."
-아직 대중적인 밴드는 아니다.
(정은선)"어찌됐든 음악을 함에 있어서 보다 많은 분들에게 음악을 들려드리는 것도 우리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음악을 널리 알려드리는 창구로서 가리지 않고 열심히 할 생각이다."
-밴드 음악을 하는 회사가 아닌 대중가요 중심의 회사와 계약했다.
(김두현)"
처음 회사에 들어가고 나서 음원을 냈는데, 들으시는 분들이 '회사의 입김으로 제작된 앨범이 아니냐'는 말씀을 하더라. 예전 스타일의 곡들이 더 좋다는 얘기도 나왔다. 근데 회사에서 음악적으로 터치를 하거나 그런건 전혀 없다. 사실 오해였다. 그 다음 앨범에서는 'YMC에 들어가서 걱정을 했는데 변한게 없어서 다행이다'라는 말도 나왔다."
-밴드는 항상 멤버간 갈등으로 위기를 맞는다.
(정은선)"음악하는 사람들이 성격적으로 독특한 면들이 있다. 그래도 우리가 음악하는 방향성이 크게 다르지 않아서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독특한 캐릭터들이 모이다보니 갈등이 있을 수 있지만 리더 오빠가 완충제 역할을 한다."
(손창학)"난 항상 명상과 참선을 하고 있다."
"1~2년차에는 잘 지내다 3~5년차에는 진짜 많이 싸우고 그랬다. 그 시기가 넘어가니까 개개인의 성격을 받아들이게 돼더라. 오히려 6~7년 부터는 초반보다 더 화기애애하게 잘 지내고 있다."
-음악적으로 
타협이 되지 않을때는.
(손창학)"각자의 의견을 내고 내 마음대로 하는 편이다. 하하. 최근에도 작업하면서 자기 주장들을 많이 내 치열하게 싸우는 편이다. 그래도 항상 조율이 됐다. 그러면서 만족할만한 결과물이 나온거 같다."
-공연 계획은.
(정은선)"최근에는 음반 작업에 더 신경을 쓰다보니 소홀했는데, 올해부터 많이 할 계획이다. 지난 1~2년정도 공연이 없어서, 아쉬웠을거 같은데 공연을 많이 할 계획이다. 앨범 보다 라이브 공연에서 더 큰 매력을 느낄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음원도 좋지만 음원보다 가까이 공연에서 볼수 있는 2017년이 되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씩 부탁한다. 
(정재훈)"공연을 못했다. 앨범도 자주 내지 못했다. 우리가 부지런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올해에는 부지런하게 작업해서 팬들과 소통을 하려고 하고 있다."
(김두현)"우리가 처음 만난게 2007년인데, 올해가 2017년이다. 지난 10년이 건물을 짓기 위한 기반공사였다고 생각하고 올해부터는 더 열심히 할 생각이다. 내 희망이 실버타운 동반 입주다."
(정은선)"좀 더 부지런히 해서 공연이든 음반이든 열심히 활동하겠다. SNS로도 대중과 많이 소통할수 있게 하겠다. 소울라이츠는 할머니 될때까지 하고싶다."
(손창학)"소울라이츠가 10년이 되면서, 우리가 할수 있는게 뭘까 생각했다. 역시 좋은 노래를 음원이라든지 공연이라든지 많이 만들어서 들려드리는게 임무인거 같다. 삶에 위로나 활력소나 만들수 있는 그런 그룹이 되겠다." / kjseven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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