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는 완패다. 그러나 내용에서 가능성을 엿봤다.
전북 현대가 비 시즌에 치른 첫 연습경기서 아쉬운 결과를 얻었다. 전북은 지난달 31일(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FC 아스타나(카자흐스탄)와 연습경기서 0-3으로 패배했다.
역시 아스타나는 카자흐스탄의 강호였다. 지난해 카자흐스탄 정규리그와 컵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아스타나는 전반전에 전북의 측면을 흔들며 기회를 잡았다. 설상가상 전북은 김진수의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내주며 균형을 잃었고, 이후 두 골을 더 허용해 0-3으로 완패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실망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그러나 내용을 보면 실망보다는 아쉬움이 적당하다. 전북은 완벽하게 구성하지 못한 전반전에는 아스타나에 경기의 주도권을 내줬지만, 주축 선수들이 출전한 후반전에는 완벽하게 경기를 지배하며 아스타나가 힘을 쓰지 못하게 만들었다.
전반전에 포백 포메이션으로 나섰던 전북은 후반전에 스리백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주면서 골키퍼 홍정남과 고무열을 제외한 9명의 선수를 모두 바꿨다. 그러자 전북은 전반전의 부진을 완전히 떨쳐내고 경기를 압독했다.
경기를 압도한 정도가 아니다. 완벽하게 지배를 했다. 전북의 강한 압박을 이겨내지 못한 아스타나는 슈팅 시도는 물론 좀처럼 전북 진영으로 넘어오지도 못했다. 전북은 좌우 윙백들의 활발한 가담과 중원에서의 지배를 통해 아스타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전북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활발한 공격을 펼쳤지만 문전에서의 좋은 슈팅 기회로 연결하지 못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게다가 박스 내에서 아스타나 수비수의 손에 공이 맞는 일이 있었지만 주심은 전북과 달리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전북은 0-3의 결과에 고개를 숙였다. 비록 연습경기이지만 완패에 익숙하지 못한 전북으로서는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반응이다. 그러나 연습경기는 공식 경기와 다르게 결과보다는 내용이 더 중요한 경기다. 그점을 생각한다면 전북은 완패 속에서도 보여준 가능성에 기대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sportsher@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