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이승엽(41, 삼성), 일본과 미국에서 뛰고 6년 만에 KBO리그로 복귀한 이대호(35, 롯데). 2017시즌 프로야구의 핫 아이콘이다. 한국 프로야구 역대 최고 타자로 손색이 없는 '국민타자' 이승엽과 150억원 FA 계약으로 금의환향한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의 인기를 따지기 힘들다.
야구팬들은 올해 올스타 팬 투표에서 이승엽과 이대호, 누구에게 표를 던질까. 올스타전에서 삼성과 롯데는 드림 올스타(삼성, 롯데, 두산, SK, kt)에 함께 소속된다. 이승엽이 올해 삼성의 1루수로 출장하게 된다면, 드림 올스타 1루수 부문 팬 투표에서 이승엽과 이대호는 인기 대결을 펼치게 된다.
이승엽은 지난해까지 통산 10차례 올스타 베스트에 선정됐다. 1997년부터 일본 진출을 앞둔 2003년까지 7년 연속 올스타 1루수로 뽑혔다. 2012년 복귀 후에는 2013년 이스턴 올스타 1루수, 2015년 나눔 올스타 1루수, 2016년 나눔 올스타 지명타자로 선정됐다.
특히 이승엽은 2015년 올스타 최다득표자였다. 1999년, 2001년에 이은 개인 통산 3번째 올스타 최다 득표. 팬 투표로 무려 153만 47표를 받아 역대 최다 득표 신기록도 세웠다.
이대호도 2005년부터 일본으로 떠나기 전인 2011년까지 7년 연속 올스타 베스트에 뽑혔다. 2005년과 2008~2010년은 동군 3루수로, 2006~2007년과 2011년은 동군 1루수로 출장했다. 이대호는 2007년과 2011년 두 차례 최다 득표 선수였다. 이승엽이 한국을 떠나 있던 시기에 이대호가 올스타 연속 출장 기록을 이어받았다.
공교롭게 이승엽과 이대호는 올 시즌 1루에서 선의의 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은퇴 시즌을 앞둔 이승엽은 팀 운영에 보탬이 되고 팬들에게 더 많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1루수 출장을 준비하고 있다. 김한수 삼성 감독도 이승엽의 1루수 복귀를 반기고 있다.
게다가 계약에 합의했던 외국인 1루수 고메즈가 메디컬 테스트에서 탈락하면서 이승엽이 1루수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1루 수비가 가능한 외국인 타자를 영입하더라도, 이승엽과 외인이 번갈아 1루수로 출장할 것이다. 국내 복귀 후 대부분 지명타자로 출장한 이승엽은 "내가 100% 1루 수비를 소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루수로 나가게 되면 잘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대호가 롯데로 복귀하자, 조원우 롯데 감독은 곧장 "이대호는 4번 1루수로 고정이다"고 선언했다. 당연하다. 롯데의 자존심인 이대호의 자리로 4번타자 1루수 이외는 상상이 되지 않는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도 1루수로 날렵한 수비 실력을 보여줬다.
삼성-롯데 경기에서 1루에 수비와 주자로 나란히 선 이승엽-이대호의 모습을 떠올리면 뭉클할 것이다. 그러나 올스타 팬투표는 경쟁이다.
선수로 마지막 모습에 이승엽을 향한 팬들의 관심은 뜨거울 것이다. 국민타자의 마지막 활약에 삼성팬 뿐만 아니라 타팀 팬도 박수갈채를 보낼 것이다.
롯데의 팬심도 대단하다. 롯데는 성적이 괜찮았던 2000년대 후반 6년 동안 5차례 올스타 최다 득표자를 배출하기도 했다.
팬들이 고민하게 않게끔 팬투표에서 맞대결이 성사되지 않을 수도 있다. 1루수와 지명타자를 번갈아 출장할 이승엽이 지명타자로 팬 투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각 팀은 팬투표에 앞서 올스타전에 출전할 선수 포지션을 결정해서 KBO에 제출한다. 삼성이 이승엽을 지명타자로 제출하면, 1루수 이대호와 투표 맞대결은 피할 수 있다.
만약 그렇게 포지션이 겹치지 않고 이승엽이 지명타자, 이대호가 1루수로 팬 투표에 나선다면 누가 최다 득표를 받게 될 지 흥미롭다. 이승엽과 이대호의 인기 경쟁으로 역대 최다 득표가 경신될 것으로 기대된다. 두 선수 중 한 명이 최다 득표자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한편 올해 올스타전은 7월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다. 은퇴을 앞둔 이승엽에게는 최적의 장소다. /orange@osen.co.kr
#최근 10년간 올스타전 인기투표 최다득표자
연도 선수(팀)
2016 나성범(NC)
2015 이승엽(삼성)
2014 나성범(NC)
2013 봉중근(LG)
2012 강민호(롯데)
2011 이대호(롯데)
2010 홍성흔(롯데)
2009 김현수(두산)
2008 가르시아(롯데)
2007 이대호(롯데)
*2014년부터 팬+선수단 투표 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