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시즌 선발 고정 실패
"어떤 보직이든 많은 경험 하고 싶다"
“언제든 1군에서 뛸 수 있는 투수 되겠다”.
kt 위즈 투수 엄상백(21)이 세 번째 시즌을 앞두고 다시 각오를 다졌다.
엄상백은 2015년 1차 지명을 통해 kt 유니폼을 입었다. 첫해 28경기에 등판해 5승 6패 평균자책점 6.66을 기록했다. 성적을 떠나서 선발로서 가능성을 남겼다. 힘 있는 패스트볼도 괜찮았다. 지난 시즌 시작 전에는 선발 요원으로 기대를 모았다. 시범경기 때까지만 해도 안정감 있는 투구를 했다.
시작도 나쁘지 않았다. 5이닝을 넘기진 못했지만 어느 정도 버텼다. 그러나 사사구가 많았고 불안해지더니 결국 5월 중순부터 중간 계투로 보직을 옮겼다. 이후 착실히 불펜으로 등판했다. ‘필승조’와는 거리가 멀었다. kt는 당초 선발로 못박았던 정대현, 정성곤, 엄상백이 모두 부진하면서 선발진을 꾸리는 데 애를 먹었다. 스스로도 아쉬운 시즌이었다.
엄상백은 지난 시즌을 돌아보며 “많이 쫓겼던 것 같다”면서 “5회를 넘겨야 승리가 기록되니, 그런 부담감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신인 투수들은 공략을 당하는 2년차에 다소 고전하기도 한다. 2년차 징크스가 있었냐는 질문에는 “그것보단 내 공이 안 좋았다”라고 답했다.
비시즌에는 웨이트에 집중했다. 그는 살이 쪘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일부러 찌우는 것보단 자연스럽게 조금 찌는 것 같다”면서 “비시즌에 웨이트 위주로 평소보다 많이 했다”고 했다. 김진욱 감독은 엄상백을 중간 계투로 활용할 계획을 내비쳤다. 엄상백은 “지금은 어떤 보직이든 많이 해본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엄상백에게 스프링캠프의 화두는 ‘변화구’다. 그는 “구종이 단순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그래서 변화구 위주로 많이 노력했다. 마무리 캠프에서도 변화구를 연마할 생각이다. 각 큰 커브 등을 많이 던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kt는 올 시즌부터 김진욱 신임 감독과 함께 한다. 엄상백은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는 것 같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김 감독 역시 사이드암 출신의 투수. 그러나 엄상백은 “투구를 전수해주시면 감사하다. 하지만 공평하게 해야 하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진 않고 있다”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엄상백은 “언제든 1군에서 뛸 수 있는 투수가 되겠다. 또 꼭 탈꼴찌를 하고 싶다”며 새로운 각오를 전했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