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첫 연습경기서 완패했다. 내용은 좋았지만 결과가 따르지 못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지난 1월 31일(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FC 아스타나(카자흐스탄)와 연습경기서 0-3으로 패배했다. 해외 전지훈련 첫 연습경기서 패전 소식을 전한 전북은 1일 부뇨드코르(우즈베키스탄)과 연습경기서 완패의 만회에 도전한다.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참가로 올 시즌을 예년보다 늦게 준비한 전북은 2주의 짧은 준비 시간을 거쳐 이날부터 실전을 통해 점검에 들어갔다. 첫 경기였지만 아스타나는 만만하지 않았다. 아스타나는 지난해 2관왕을 달성한 카자흐스탄의 강호.
설상가상 전북의 전력은 완벽하지 않았다. 단순히 몸상태가 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김보경과 이승기 등 일부 선수가 부상으로 이날 경기서 제외됐다. 전반전과 후반전을 다른 포메이션과 전술로 경기를 준비한 전북으로서는 한 쪽의 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전북은 전반전에 포백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새롭게 합류한 김진수와 신인 박원재를 좌우 측면 수비에 배치하고 조성환과 김영찬이 중앙 수비를 구성했다. 중원은 정혁과 최철순이 지키고, 2선에 고무열과 장윤호, 국태정이 기용됐다. 최전방은 김신욱이, 최후방은 홍정남이 배치됐다.
하지만 전북은 초반부터 밀리는 기세를 보였다. 조직적인 압박이 약한 탓에 점유율이 밀렸고, 점유가 안 되는 만큼 공격 기회도 떨어졌다. 게다가 선수들의 작은 실수가 나오면서 수 차례 위기를 맞았다.
실점이 나오는 건 이상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상황이 좋지 않았다. 전북은 전반 14분 김진수의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아스타나의 키커는 선제골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했다. 흔들림을 잡지 못한 전북은 전반 34분 한 골을 더 허용하며 분위기를 완전히 내줬다.
패배 위기에 몰린 전북은 후반전에 전혀 다른 카드를 꺼냈다. 포메이션 자체를 바꾼 것은 물론 고무열과 홍정남을 제외한 9명의 선수를 모두 교체했다.
전북은 임종은과 이재성(수비수), 김민재를 스리백으로 배치했고, 중원을 고무열과 이재성, 신형민으로 구성했다. 좌우 윙백에는 박원재와 이용이 기용됐고, 전방 투톱은 이동국과 에두가 호흡을 맞췄다.
선수가 바뀐 것처럼 경기의 흐름도 완전히 바뀌었다. 공의 점유 시간이 늘어나면서 공격 기회도 늘었다. 공격의 템포는 전반전과 비할 바가 아니었다. 아스타나는 전북에 밀려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하는 것은 물론 전북 진영으로 공을 갖고 넘어오지도 못했다. 전북의 일방적인 경기 주도였다.
하지만 전북은 기회를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 측면을 무너뜨렸지만 문전으로 정교한 연결이 되지 않았다. 과정은 좋았지만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또한 전북의 슈팅이 박스 내에서 아스타나 선수의 손에 맞기도 했지만 페널티킥이 선언되지 않는 아쉬움도 있었다.
흐름을 가져온 상황에서 결과를 내지 못한 전북은 경기 종료 직전 역습을 허용해 추가골을 내줬다. 전북이 후반전에 보인 얼마 안 되는 실수였다. 그러나 아스타나는 그 실수를 놓치지 않고 3-0 완승이라는 결과를 챙겼다. 전북은 내용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물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