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보살’ 사익스, 이제는 전폭적 믿음을 줘야할 때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2.01 06: 04

이만하면 '보살'이다. 한 시즌에 퇴출위기를 두 번이나 극복한 키퍼 사익스(24, KGC) 이야기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31일 에릭 와이즈에 대한 가승인 신청을 철회했다. 이로써 KGC는 잔여 시즌을 사익스와 함께 가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 KGC는 지난 12월에도 사익스를 마커스 블레이클리로 교체하려 시도했다. 하지만 사실상 블레이클리가 KGC와 계약을 거부하며 입단이 불발됐다. 사익스는 자신이 교체될 수 있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여전히 흔들리지 않고 경기에 임했다. 
사익스의 잔류에는 김기윤의 부상이 영향을 미쳤다. 주전가드로 뛰었던 김기윤은 허리수술로 시즌아웃이 확정됐다. KGC는 사익스가 아니면 주전 포인트가드를 맡을 선수가 없는 상황이다. 

사익스는 삼성과의 최종테스트를 통과했다. KGC는 3라운드까지 삼성에 전패를 당했다. 언더사이즈 빅맨 마이클 크레익을 막지 못했다는 분석이 사익스 교체에 작용했다. 사익스가 뛰면 공격은 좋지만, 데이비드 사이먼과 오세근에게 가해진 체력과 수비부담을 덜어주지 못한다는 분석이었다. 
사실 사익스는 억울한 부분이 많았다. 사익스는 3라운드까지 삼성을 세 번 만나 평균 20.7점, 4리바운드, 4.3어시스트, 3점슛 1.7개, 3점슛 성공률 71.4%로 경이적인 성적을 냈다. 같은 기간 크레익은 평균 14.7점, 5.3리바운드, 6어시스트, 1.7스틸을 기록했다. 크레익이 잘했지만, 적어도 공격력에서 사익스에게 패배의 책임을 지우는 것은 옳지 못했다. 3라운드까지 삼성은 KGC만 만나면 3점슛이 경기당 6.7개, 42.6%로 폭발했다. KGC가 크레익에서 파생되는 삼성의 내외곽 공격을 제대로 막지 못한 것이 가장 결정적 패인이었다.  
4라운드에서 사익스는 편견을 뒤집었다. 사익스는 2,3쿼터 20분만 뛰면서 16점, 2리바운드, 1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했다. 9개의 야투 중 7개를 림에 꽂는 효율적 플레이였다. 특히 승부처에서 터진 덩크슛 두 방은 경기 흐름을 완벽하게 장악한 플레이였다. 적어도 삼성 역시 사익스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KGC가 마이클 크레익을 11점으로 틀어막으며 수비에서 해법을 찾았다는 것도 사익스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삼성은 터졌던 3점슛도 부진했다. 
삼성전이 끝난 뒤 사익스는 수훈선수로 인터뷰장을 찾았다. 한국무대서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인터뷰였다. 취재진은 한 시즌에 두 번이나 교체위기를 겪었던 사익스의 소감을 물었다. 사람이라면 구단과 감독에게 서운한 감정이 있을 법했다. 감정표현에 솔직한 외국선수들은 종종 감독에게 못하는 이야기를 언론을 통해 대신 전달하기도 한다. 
사익스는 달랐다. 그는 “한국에서 두 번이나 교체위기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농구선수로서 늘 최고가 되고 싶다는 목표가 있다. 상황이 어떻게 되든 마지막까지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난 프로선수이기 때문”이라며 성숙한 발언을 했다. 
삼성전에 특별한 동기부여가 있었냐는 질문도 이어졌다. 사익스는 “삼성을 만나면 난 항상 경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특별히 돌아가신 아버지의 5주년 생신이었다. 그래서 더 동기부여가 됐던 것 같다”고 밝혀 장내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동료들도 사익스에 대한 신뢰가 깊다. 데이비드 사이먼에게 ‘사익스로 가야 하느냐? 아니면 와이즈가 오는 것이 팀에 더 도움이 되느냐?’며 어려운 질문을 던졌다. 사이먼은 “우리가 1위를 하고 있는데 왜 사익스를 교체해야 하느냐?”면서 같은 시카고출신 동생을 감쌌다. 
한국에서 마지막 인터뷰가 될 수도 있었기에 공식인터뷰가 끝난 뒤 사익스가 하고 싶은 말이 더 있는지 들어봤다. 그는 “항상 SNS에서 한국 팬들이 많은 성원과 사랑을 보내주신다. 한국은 내 첫 번째 해외리그 경험이기에 특별하다. 올 시즌 퇴출위기를 두 번이나 겪었다. 하지만 매번 코트에 설 때마다 팬들이 엄청난 에너지를 주셨다. 그래서 미소를 짓게 된다. 오늘 경기(삼성전) 승리로 KGC가 나와 함께 우승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다”면서 팬들을 먼저 챙겼다. 
김승기 KGC 감독은 삼성전이 끝난 뒤에도 하루 동안 신중하게 사익스의 교체여부를 고민했다. 우승을 위해 어떤 선택이 최선인지 장고를 거듭했다. 이제 결정은 끝났다. 김 감독은 사익스와 함께 끝까지 시즌을 치러야 한다. 이제는 사익스에게 전폭적인 믿음을 심어줘야 할 때다. 사익스가 가진 단점은 최대한 감추고, 장점을 더 살려줘야 할 때다. / jasonseo34@osen.co.kr
[동영상] 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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