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의 첫 캠프' 김건국, "영광이고 무척 설렌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2.01 06: 26

[OSEN=인천공항, 최익래 인턴기자] 첫사랑, 첫 키스, 첫 월급. ‘처음’은 언제나 설레고 두근댄다. 그만큼 잔상도 오래 남는다. 김건국(29·kt)이 입단 10년 만에 맞이한 첫 스프링캠프는 훗날 그에게 어떻게 기억될까?
kt 선수단은 30일 오후 1차 스프링캠프 장소인 미국 애리조나로 떠났다. 김진욱 신임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주장 박경수 등 선수단 총 60여 명이 참여한다. 최고참 이진영(37)은 올해 스프링캠프가 열아홉 번째다. 반면 2017년 신인 선수인 투수 이종혁, 외야수 홍현빈(이상 19)은 생애 첫 스프링캠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첫 캠프’를 떠나는 선수는 또 있다. 어느덧 입단 10년차가 된 김건국은 처음 맞는 스프링캠프에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이렇게 캠프행 비행기에 오르는 자체가 너무 큰 영광이다. 비행기를 타는 자체가 오랜만이다. 솔직히 무척 설렌다”며 잔뜩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건국은 “스프링캠프에 간 적이 없으니 경쟁의 기회 자체가 적었다. 하지만 그 기회가 처음으로 주어졌다. 감독님께 강한 임팩트를 남기고 싶다”는 목표를 전했다.
김건국의 야구 인생은 굴곡 그 자체였다. 2006년 2차 1라운드로 두산의 지명을 받은 그의 시작은 화려했다. 그러나 팔꿈치 부상 탓에 1경기 출장에 그치며 2008년 방출의 아픔을 맛봤다. 경찰 야구단 입단을 꿈꿨지만 탈락하는 바람에 의무경찰로 병역 의무를 다했다.
전역 후 김건국은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 유니폼을 입었다. 절실함으로 글러브를 놓지 않았던 김건국은 2013년, NC의 러브콜을 받았다. 그러나 단 한 번도 1군에 오르지 못하며 2013시즌 종료 후 2차드래프트를 통해 kt 행을 통보받았다. kt 입단을 앞두고 김용성에서 김건국으로 개명까지 하며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2015시즌을 앞두고 신고선수로 신분이 격하되며 또 한 차례 좌절의 위기와 맞닥뜨렸다.
우여곡절 가득한 김건국의 야구 인생에 빛이 들었던 것은 지난해 가을, 김진욱 감독이 부임하면서였다. 김건국이 두산 퓨처스 팀에서 뛸 당시 투수코치가 김진욱 감독이었다. 누구보다 그를 잘 아는 이가 부임한 것이다.
김건국은 “감독님은 두산 시절부터 늘 적극적인 승부를 강조하셨다. 내 투구 스타일과 딱 맞는 방침이다. 아마 그 점을 높게 사셨기 때문에 캠프 명단에도 포함시켜주신 것 같다”고 추측했다. 현재 김건국의 구속은 147km. 한창 좋을 때 150km 이상의 강속구를 꽂아 넣던 그였다. 캠프에서 몸을 더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동료들 사이에서 그는 ‘분석광’으로 통한다. ‘감이 좋은 선수’들의 영상을 늘 돌려보며 영감을 얻는다. 김건국은 “지난해에는 양현종(KIA)의 영상을 주로 봤다. 와일드한 느낌이나 템포 조절 능력을 닮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김건국의 프로 지명 첫 순간은 화려했다. 이후 실패가 거듭됐지만 그 잔상은 김건국이 10년간 야구를 놓지 않은 원동력이었다. 이제 첫 캠프로 또하나의 전환점을 맞이한 김건국. 그의 첫 스프링캠프는 어떻게 기억될까? 결과는 아무도 모르지만 이번 애리조나행이 김건국에게 또 하나의 자극을 준 것만은 분명하다. /ing@osen.co.kr
[사진] 김건국. /kt 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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