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수 '악마 투심'을 더 무섭게 만들 무기는?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2.01 06: 26

미끄러운 WBC 공인구와 궁합 좋아 
컨디션 정상궤도…“지난 대회 실수 반복 않겠다” 
[OSEN=인천공항, 최익래 인턴기자] “공인구 덕 좀 봐야죠.”

박희수(34·SK)는 31일 오전 미국 괌으로 떠났다. 박희수를 비롯한 9명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선수들은 1일부터 열흘 간 괌에서 ‘미니 캠프’를 꾸린다. 선동열 코치의 지휘 아래 공식 소집일 직전까지 담금질에 매진할 계획이다.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난 박희수는 “WBC 공인구가 상당히 미끄럽다. 그 덕에 주무기 투심 패스트볼의 위력이 더욱 강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박희수의 별명은 ‘악마의 투심’이다. 속구와 비슷한 궤적으로 날아오다 스플리터처럼 타석에서 뚝 떨어지는 궤적 탓에 타자들은 방망이를 헛돌리기 일쑤다. 보통의 투심 패스트볼은 타자 몸 쪽으로 약간 휘거나 떨어진다. 그러나 박희수는 전성기 시절 약 20cm 낙폭의 투심 패스트볼로 타자들을 유린했다.
WBC에서 이 투심은 위용을 더욱 뽐낼 전망이다. WBC 공인구는 KBO리그 공인구에 비해 미끄럽고 실밥이 더 돋아있다. 투수들은 기본적으로 KBO리그 공인구에 익숙하기 때문에 자칫 적응이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박희수에게는 지난 2013년 제3회 WBC의 경험이 있다. 박희수는 “지난 대회 때부터 공인구 적응이 불편하지 않았다. 오히려 투심 패스트볼이 더 효과적으로 떨어지더라. 주무기를 극대화 할 수 있어 좋다”고 설명했다.
박희수의 자신감을 배가시키는 요소는 공인구만이 아니다. 박희수는 “컨디션이 90% 이상 올라왔다. 미니 캠프에서 남은 10%의 컨디션을 올릴 일만 남았다”며 “겨우내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한 효과를 본 것 같다. 살이 빠지고 근력이 늘면서 공에 힘이 붙었다”고 자평했다.
박희수는 2012시즌 65경기 8승1패6세이브34홀드, 평균자책점 1.32를 기록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러나 이듬해 3월 WBC에 참가한 직후 세 시즌 도합 78경기 출장에 그쳤다. 팔꿈치와 어깨에 차례로 통증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지독한 후유증이었다. 반전은 지난해 일어났다. 51경기에서 4승5패26세이브,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한 박희수는 “2012년의 모습에 가까워졌다”는 평가와 함께 SK의 수호신 자리를 되찾았다.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박희수는 건강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는 “지난해 좋은 성적은 건강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그 덕에 비시즌 기간에도 웨이트 트레이닝에 열중할 수 있었고 지금 컨디션이 정상 궤도에 올랐다”며 밝게 웃었다
박희수는 2013년 WBC에서 2경기 등판해 3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당시를 “아쉬움이 남는 대회”라 추억한다. 대표팀의 성적이 안 좋았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는 다를 것이라 칼을 가는 박희수. 그의 투심이 얼마나 악마 같은지 여부에 대표팀 불펜의 운용법도 달라질 것이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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