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해 혹독한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KBO리그 10개 팀 중 9위. 그전 해까지 5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1위에 오르고, 2011년부터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정상을 밟은 2000년대 최강의 구단’이란 이미지가 한순간에 날아갔습니다.
이처럼 전년도 리그 1위 팀이 다음 해 리그 밑바닥으로 추락한 사례는 역대 OB 베어스(현재 두산)가 두차례 기록한 적이 있습니다.
OB는 프로야구 출범 첫 해인 1982년 우승하고 다음 해 1983년에는 6개 팀 중 5위로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OB는 1984년엔 6개 팀중 3위를 기록하며 나아졌습니다.
OB는 두번째 우승을 차지한 1995년 다음 해 1996년에는 8개 팀 가운데 최하위 8위로 추락해 극명한 성적 양극화 현상을 빚었습니다. 그렇지만 OB는 최하위를 기록한 다음 해인 1997년에 8개 팀 가운데 5위를 기록해 회복세를 보여주었고 1998년에는 리그 4위에 올라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습니다.
지난 해 바닥으로 떨어진 삼성이 두산처럼 올해 회복세를 보여줄 지 주목됩니다. 삼성이 지난 해 성적이 곤두박질친 것은 오승환, 안지만, 임창용 등 마운드 핵심 멤버가 해외에서 불범 도박 문제로 제대로 뛰지 못하고 외국인 선수들이 부진했기 때문입니다.
외국인 전력의 부진은 시즌 중에 교체한 2명을 포함해 투수 4명이 6승14패-평균자책점 6.97, 타자 아롬 발디리스는 50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6푼6리-8홈런-33타점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삼성이 올해 전력 보강을 위해 현재까지 성과는 신통치 않아 팀 순위가 바닥에서 도약을 할 지는 의문입니다.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삼성은 LG가 좌완 차우찬(30. 4년 95억원)을 데려가자, LG의 우완 언더 스로우 우규민(32. 4년 65억원)을 데려오면서 두 선발투수를 맞트레이드한 셈이 됐습니다.
삼성은 우규민 이외에도 두산의 내야수 이원석(4년 27억원)을 FA로 영입해 내야 보강에 나섰습니다. 유일하게 두 명을 외부 영입한 팀이지만 준척급이어서, 최대어 최형우를 놓친 아쉬움은 있습니다. 차우찬 보상선수로 지명한 이승현에게는 허술해진 불펜 임무가 주어질 전망입니다.
최형우의 보상 선수로 강한울을 받으며 내야 보강에 어느 정도 성공했고 외야는 기존 내야수 구자욱의 외야수 변신과 기존 외야수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여유가 있는 편입니다.
따라서 국내 선수만으로 보면 지난해보다 약해진 감이 듭니다. 기대할 곳은 작년에 실패작을 연출한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 부문에서 김한수 신임 감독은 "외국인 선수가 제 몫을 해준다면 해볼만 하다"고 합니다.
일단 지난해보다 금액이 높은 외국인을 데려올 방침입니다. 지난해 11월 말 삼성은 일찌감치 우완 투수 앤서니 레나도와 계약했습니다. 계약금, 연봉을 합해 총액 105만달러로 지난해 활약했던 외국인 선수보다 높은 액수입니다.
그리고 내야수 마우로 고메즈(33)와 우완 투수 재크 패트릭(28. 일본 요코하마 베이스타스)를 점찍었습니다. 하지만 고메즈와 계약은 지난 1월 26일 불발됐습니다.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의 4번 타자로 활약했던 고메즈는 삼성 구단의 한국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두차례나 거부해 삼성이 그의 영입을 포기했습니다.
고메즈는 일본에서 2014년부터 3년간 통산타율 2할7푼- 65홈런-260타점을 기록했습니다. 도미니카공화국 국적인 고메즈는 2014년 한신 첫 해에 1억2000만엔(약 12억4500만원), 2015년에 2억400만엔(약 20억4500만원), 2016년에 2억엔(약 20억4000만원)을 받았습니다.
연간 200만 달러 상당이 되는 고메즈의 대체 선수로 삼성은 좋은 외인 타자를 물색 중입니다.
패트릭은 1월 31일 총액 45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는 미국 마이너리그 4시즌 통산 성적은 102경기(선발 71경기)에서 28승16패 평균자책점 3.50. 요코하마에서는 15경기에 등판해 3승2패 평균자책점 5.51의 성적을 남겼습니다.
삼성 1차 괌 스프링캠프는 2월 1일부터 시작됩니다. '우타 거포' '1루수'를 바랐던 삼성은 최근 "포지션 구애받지 않고, 최상의 타자를 선택하겠다"며 입장을 바꾸었는데 메디컬 테스트와 팀 합류 준비 시간 등을 고려하면 새 외국인 타자의 캠프 합류 시기는 늦어질 전망입니다.
고메즈와의 계약이 불발되면서 다시 관심을 받는 선수는 전 멤버 야마이코 나바로입니다. 나바로는 2015시즌 삼성에서 뛰면서 타율 0.287/48홈런/137타점을 기록했습니다.
기량만 놓고 봤을 때 KBO리그에서 이만큼 확실한 성적을 기대할 수 있는 외국인 타자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가 삼성에 있을 때 여러번 불성실한 태도를 보여 팀의 분위기를 깨트렸으며 도미니칸리그에서도 한때 잠적한 바 있을 정도로 문제가 많아 삼성이 그를 포기할 수도 있습니다.
하여튼 삼성은 올해 전력 향상 목표를 너무 높게 잡지 않는 게 좋습니다. 올해는 리그 6~7위 정도를, 내년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목표로 잡아 차근차근 되살아나는 게 정도입니다. /OSEN 편집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