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에 깜짝 놀랄 이적 소식이다. '조선의 슈터'이자 kt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조성민이 창원 LG로 전력 트레이드됐다.
LG는 31일 보도자료를 통해 조성민과 김영환의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LG는 kt에 김영환과 2017년 국내 신인 1라운드 지명권을 넘긴다. 대신 kt로부터 조성민과 2017년 국내 신인 2라운드 지명권을 넘겨받았다.
조성민 영입으로 LG는 공격력 강화를 노린다. 그리고 김시래-김종규 등과 함께 국내 선수들의 전력을 보강해 외국인 선수들과 시너지 효과도 노린다는 전략이다.
kt의 다소 이해하기 힘든 트레이드다. 조성민은 kt의 프랜차이즈 스타이고 kt에 특별한 존재다. 물론 김영환도 LG에서 오랜 선수생활을 했다. 하지만 kt에서 조성민이 차지하는 비중과는 다르다.
한양대를 졸업하고 2006-2007시즌 프로 무대를 밟은 조성민은 kt에서만 뛰며 통산 382경기에 출전해 평균 11.2득점을 기록했다. 2012~2013시즌, 2013~2014시즌 40%가 넘는 3점슛 성공률을 자랑했고, 최근 몇 년 동안 대표팀의 주전 슈터로 활약하며 '조선의 슈터'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또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은메달,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에 힘을 더했다.
kt 선수단의 정신적 지주인 조성민의 트레이드는 쉽게 이뤄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최근 최악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kt가 리빌딩을 위해서 조성민을 내보냈을 수 있다. 조동현 kt 감독은 트레이드 직후 리빌딩을 언급했다. 그러나 트레이드 카드가 매력적이라고 보기 힘들다. 조성민을 내주고 영입한 김영환은 빅맨이거나 나이가 젊은 선수도 아니다.
신인 지명권을 살펴 보더라도 크게 매력적이지 않다. 2017년 신인 드래프트서 가장 주목을 받는 이는 허훈(연세대). 하지만 무조건 1순위를 따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허훈이 보장된 것은 아니다. 2장의 신인 드래프트 권리를 갖고 있더라도 후순위에 걸릴 가능성은 분명하게 존재한다.
LG 김진 감독과 농구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트레이드는 kt가 먼저 LG에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시기도 지난해 말에 제의했다. 그러나 kt그룹 사정으로 인해 트레이드 논의가 잠시 주춤했다. 그러나 트레이드 마감일을 앞두고 kt가 최종 결정을 내리면서 트레이드가 이뤄졌다.
최근 농구 인기가 떨어지고 있지만 프랜차이즈 스타를 쉽게 내보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연봉 차이는 있다. 조성민의 경우 연봉을 삭감하기 힘들다. 반면 김영환의 경우에는 연봉 조정이 가능하다. 현재 연봉만 놓고 본다면 김영환의 연봉은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조성민의 트레이드는 kt가 다음 시즌 대어급 FA를 영입해 반전을 노리겠다는 의지로 풀이할 수 있다. 조동현 kt 감독이 원하는 FA 선수를 영입하기 위한 준비 단계로 판단이 가능하다. 허훈이라는 불확실성의 신인 드래프트 보다는 FA 영입을 통한 팀 체질 개선이다.
특히 올 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갖는 선수들 중 대어가 많다. 이정현, 오세근, 문태영, 김동욱, 박찬희 등이 있다. 대어급 선수들이 즐비한 FA 시장에서 냉철한 계획을 갖고 선수 영입을 추진한다면 팀 체질을 바꾸고 새 출발을 할 수 있다.
분명 시즌 중 일어난 조성민의 이적은 올 시즌 남은 판도를 흔들 정도의 트레이드다. 조성민의 이적이 프로농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 10bird@osen.co.kr
[사진]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