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연봉협상을 모두 마무리하고 2017년 전지훈련 일정을 준비한다. 연봉협상 결과를 보면 SK의 전력의 무게중심을 실감할 수 있다. 어린 선수들의 약진이 돋보인 반면, 베테랑 선수들은 고전했다.
SK는 2017년도 연봉 재계약 대상자 51명과의 협상을 마무리하고 30일 결과를 최종 발표했다. 전체적으로 이번 연봉 협상이 아주 큰 난항을 겪은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해를 넘기기 전 계약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일부 삭감 대상자들과의 줄다리기가 이어졌고, 해외 개인 훈련까지 겹치는 과정에서 일부 베테랑 선수들이 마지막 순간에야 계약을 하는 등 전체 타결이 늦어졌다.
협상 테이블이 따뜻할 수는 없었다. 4년 연속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FA 선수들의 계약으로 팀 전체 연봉이 급등한 가운데 이번 협상에서도 화끈한 ‘선물’은 없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나마 프리에이전트(FA) 자격 취득을 앞두고 있는 정의윤이 종전 1억2000만 원에서 1억8000만 원(150%) 오른 3억 원에 도장을 찍은 정도가 ‘프리미엄’이었다. 선수들이 느끼는 체감적인 온도는 더 낮았다.
그러나 지난해 등장한 신예 및 신진급 선수들의 연봉 인상폭은 적지 않았다. SK는 이번 51명의 대상자 중 9명이 50% 이상 인상된 연봉 계약서에 사인했다. 정의윤(150%)이 최고 인상률이었고, 김주한(111.1%), 김민식(100%), 최정민(83.3%), 김동엽(74.1%), 문승원(51.7%) 등의 연봉이 꽤 올랐다. 50% 이상 인상자는 타 팀에 비해서도 적지 않은 편이었다. SK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낸 두산이 8명, NC는 6명, KIA는 7명이었다.
물론 최저연봉 근처를 받고 있었던 선수들이 절대적인 인상액은 많지 않다. 다만 이들이 지난해 팀 전면에 등장하며 세대교체 가능성을 내비쳤다는 것이 연봉에서도 드러나는 셈이다. 신인 김주한은 지난해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확실한 가능성을 내비쳤고, 김민식은 이제 팀 내에서 없어서는 안 될 포수가 됐다. 백업이지만 풀타임으로 1군에 있었던 최정민, 거포 유망주의 잠재력을 보인 김동엽, 임시 5선발로 시즌 초반 좋은 활약을 펼친 문승원 등은 지난해보다 더 나은 입지 속에 올해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정의윤 이재원 김성현 등의 연봉이 이제 팀 내 상위권으로 올라왔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그간 81~82년생 위주의 팀 내 중심 구도가 86~87년생으로 내려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반대로 신재웅 임준혁 나주환 등 베테랑 선수들은 나란히 삭감의 아픔을 맛보며 내년을 기약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