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가세’ 롯데-NC, 낙동강의 왕은 누구?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1.31 13: 00

NC가 KBO 리그의 9번째 구단으로 가세할 당시 우려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각자 온도차는 조금씩 다르지만 호의적이지 않은 시선을 보낸 팀도 있었다. 롯데는 대표적인 팀이었다.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연고지가 결정적이었다. 롯데는 부산·경남권에서 절대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옆마당’인 창원에 뿌리를 내리려고 한 NC가 마냥 좋게 보일 수만은 없었다. 심지어 구단 고위 관계자는 “신생구단 창단으로 프로야구 질이 떨어진다”고 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 그 발언은 무색해졌다. 롯데는 NC만 만나면 유독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롯데의 이른바 ‘낙동강 더비’의 성적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NC의 1군 진입 첫 해였던 2013년 8승6패2무로 우위를 점했을 뿐이다. 2014년 7승9패로 밀리더니, 2015년은 5승11패로 승률이 추락했다. 지난해에는 ‘14연패’를 포함, 상대전적에서 1승15패라는 처참한 성적을 냈다. NC는 유독 롯데만 만나면 힘을 냈고, 롯데 덕아웃에는 공룡 공포증이 스며들었다. 그 사이 NC는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반면 롯데는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탈락했다.

NC는 창원에 빠르게 정착하고 있다. 지역 사회와 밀착한 여러 행사들과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반면 롯데는 사직구장의 영광을 회복하지 못하는 중이다. 전통적으로 야구 인기가 높은 마산·창원 지역의 팬 이탈도 하나의 원인이라는 평가다. 여기에 NC와 창원은 새 야구장도 짓고 있다. 낡은 사직에 비교할 때 파급효과가 만만치 않을 수 있다. 롯데로서는 여러모로 신경이 쓰인다.
그러나 창원 지역에는 여전히 롯데 팬들이 많다. 저조한 성적에 침묵하는 팬들이 많을 뿐이다. NC 관계자들도 이 점에 대해서는 인정한다. 롯데도 회심의 반격 카드를 마련했다. 바로 이대호의 영입이다. 이대호는 적어도 부산·경남 지방에서는 최고의 스타이자 흥행카드다. 롯데는 이대호에 4년 총액 150억 원을 썼다. 거액이지만, 전력 보강 효과에 티켓 파워를 생각하면 롯데도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다.
그렇다면 롯데가 부산·경남 지방의 왕좌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까. 이대호는 그 가능성을 조준하고 있다. 해외에 있는 5년 동안에도 KBO 리그를 꾸준히 봤다던 이대호는 롯데의 NC전 약세에 대해 안타까워한다. NC가 좋은 팀이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더 이상 밀리지 않겠다는 각오도 엿보인다. “롯데가 강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이대호의 바람이 실현되기 위해서도 NC전 약세를 반드시 벗어야 한다. 이대호는 올해 NC와 처음 상대한다.
지역 라이벌 구도도 흥미로워졌다. 롯데 팬들은 잔뜩 자존심이 상해있는 상태고, 이대호를 앞세워 반격을 노릴 것이다. 그러나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 있는 NC도 쉽게 밀릴 팀은 아니다. 신구장 완공과 함께 연고지에 완전히 정착해 모든 부문에서 롯데와 대등한 위치에 올라서려 한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이 우세를 계속 이어간다면 꿈만도 아니다. 낙동강을 사이에 둔 두 팀의 경쟁 구도가 본격 시작됐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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