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투수 이성민(27)의 신분이 ‘미계약 보류선수’로 분류될 전망이다.
KBO는 1월 31일을 선수 등록 마감일로 정해두고 있다. 이 기간이 지나도 선수 등록이 가능하지만 보수는 따로 책정된다. ‘보류수당’이라는 개념으로 지급된다. 연봉협상 기한의 마지노선이라고 볼 수 있다.
롯데는 사실상 연봉 협상을 마무리했다. 투수 정대현과의 연봉 협상에서 조율이 필요한 상태. 하지만 연봉 협상 대상자이지만 연봉 협상을 펼칠 수 없는 신분의 선수가 있다. 투수 이성민이다.
이성민은 지난해 11월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의 승부조작 수사에서 NC시절 승부조작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성민은 구단의 면담과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극구 부인했지만, 일단 경찰은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검찰로 사건을 이관시켰다. 검찰 수사는 현재 진행 중인데, 이성민은 여전히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일단 검찰의 수사는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성민의 수사가 장기화되면서 롯데 구단 역시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일단 지난해 11월 30일에 발표된 보류선수 명단에는 이성민을 포함시켰지만, 연봉 계약을 통해 선수 등록을 하느냐가 또 다른 난제로 떠올랐다. 롯데 구단은 사실 아무런 입장을 취할 수 없다. 그저 수사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 구단이 나서서 섣불리 이성민의 신분을 확정짓는 것도 모양새가 이상하다. 이성민에 대한 자격과 신분을 징계성으로 생각했는데, 수사 결과 무혐의일 경우에는 구단이 미리 범죄자로 규정짓는 꼴이 되어버리기에 조심스러웠다.
일단 구단은 당초 이성민과 연봉 계약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KBO에 문의를 한 뒤 고심을 거듭한 끝에, 미계약 보류선수 신분으로 남겨두기로 했다. 김동진 롯데 운영팀장은 “KBO에 문의를 해 본 결과, 미계약 보류선수로 두는 것이 맞는 것 같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미계약 보류선수는 말 그대로, 구단이 보류권은 갖고 있되, 계약을 하지 않은 선수라는 의미다. 구단이 이성민의 신분에 대한 결정을 유보하겠다는 의미로도 풀이할 수 있다. 미계약 보류선수는 KBO규약 62조 2항에에 의거해 보류 수당을 받는다, 규약에는 '직전 연봉 300분의 1의 25%에 보류 일수를 곱하여 보류 수당을 산정 받는다'고 적시되어 있다. 이성민의 지난해 연봉은 9500만원이었다.
KBO규약에는 출장정지선수, 제한선수. 자격정지선수. 실격선수로 선수 자격에 제한을 두는 규정이 있다. 다만 출장정지선수와 자격정지선수, 실격선수는 징계성이 큰 규제이고, 제한선수는 개인의 신분 변화에 따른 자격 규제다. KBO규약 제33조에 따르면 ‘구단은 소속선수가 개인적인 사유로 활동을 중지할 경우 당해 선수를 제한선수로 지정해 줄 것을 총재에게 요청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구단은 이성민의 제한선수 지정까지 고려했지만, 승부조작이라는 사안의 엄중함에 결국 이성민과 연봉 계약을 미뤄두는 결정을 내렸다. 이성민은 올해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jh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