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인천공항, 최익래 인턴기자] “개인을 뽐내는 대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손아섭(29·롯데)을 비롯한 9명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선수들은 오는 1일부터 미국 괌에서 미니 캠프를 차린다. 일본 오키나와 공식 소집에 합류하기 전 몸을 만들기 위해서다. 이미 괌에서 개인 훈련 중인 차우찬(LG)을 제외한 8명의 '선수와 선동열 코치 등 코칭스태프들은 31일 오전 9시 15분 인천공항에서 괌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소속팀이 미국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탓에 이들은 한국과 미국, 다시 한국과 일본을 오가야 했다. 미니 캠프는 이를 방지하기 위한 임시 방편이었다. 출국장에서 만난 손아섭은 WBC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자신을 위한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오직 태극마크만을 신경 쓰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손아섭은 “괌은 처음 가는 거라 기대가 크다. 이제 진짜 시작이라는 게 실감난다. 밤잠을 조금 설쳤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대표팀은 설레면서도 책임감이 함께 따르는 그런 복잡한 존재다. 개인 성적에는 욕심 없다. 오로지 팀 승리에 보탬이 되겠다.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손아섭은 ‘해외 진출’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WBC 등 국제대회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대회다. 손아섭에게는 좋은 쇼케이스 기회인 셈. 그러나 손아섭은 이러한 태도를 견지했다. 그는 “개인을 뽐내는 대회가 아니다. ‘손아섭’이 어떻게 보여지는지는 신경 안 쓴다. 어떻게든 대한민국을 세계 야구팬한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실 손아섭의 대표팀 발탁은 일종의 ‘추가 합격’이다. 김현수(볼티모어)가 소속팀에서 주전 자리를 꿰차기 위해 정중히 대회를 고사하면서 손아섭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대표팀에 대한 계획 없이 예년과 마찬가지로 시즌을 준비하던 손아섭의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그러나 손아섭은 의연했다.
그는 “스프링캠프 전까지 배팅 등 기술 훈련은 안 할 생각이었다. 갑자기 합류하게 되면서 배팅 훈련도 몇 번 했는데 양이 적었다. 괌에서는 기술 훈련 위주로 진행할 생각이다”라는 계획을 밝혔다.
괌 미니캠프에 참가하는 선수들과 코치들은 다음 달 10일 괌에서 귀국해 한국에서 떠나는 대표 선수단에 합류한다. 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이틀 후인 12일 일본 오키나와로 떠나 공식 합동 훈련을 시작한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