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위’PD “짜고 친다고요? 리얼리티 100%”[인터뷰①]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7.02.04 07: 59

 세 번째 몰래카메라 프로그램이 시작한다고 했을 때 기대보다는 걱정과 우려가 더 컸다.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지금은 무사히 동 시간대 2위로 안착했다. 그 중심에는 ‘이경규의 돌아온 몰래카메라’에 이어 10년 만에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연출한 안수영 PD가 있다. 차분하지만 뚝심 있게 '은위'를 이끄는 안수영 PD를 만났다.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은밀하게 위대하게’(이하 은위)는 5명의 진행자에게 의뢰인이 찾아와 타깃이 된 스타를 속이는 형식의 몰래카메라 프로그램이다. 타깃을 속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속이면서도 보는 사람도 속는 사람도 불쾌하지 않아야 하므로 여러모로 쉽지 않은 프로그램이다.
“'은위'는 기본적으로 타깃에게 허락을 구하지 않고 사후에 허락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타깃이 불쾌하지 않게 이야기를 만들어서 속여야 한다. 특히나 연예인의 경우 기본적으로 공적인 장소에서 경계심을 풀지 않고 생활하시기 때문에 눈치도 빠르다. 속이기 역시 쉽지 않다. 무엇보다 우리가 예상한 시나리오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현실적인 어려움에 더해서 '은위'가 돌파해야 하는 과제 중의 하나는 타깃과 제작진 그리고 의뢰인이 서로 짜고 치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다. 결국 타깃의 진정성 있는 반응을 통해서만 그런 의심을 피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안 PD는 기본적으로 타깃의 입장에서는 리얼리티가 100%라고 자부했다.
"시청자뿐만 아니라 저를 아는 사람들까지도 짜고 치는 거 아니냐는 질문을 종종 한다. 타깃의 입장에서는 리얼리티 100%다. 전체적인 상황을 보면 연출이 많은 것 같지만 실제로 타깃을 속이는 과정에 들어서게 되면 그때부터는 생방송처럼 진행된다. 타깃과 저희가 짜고 친다면 첫째로 시청자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이니까 안된다고 생각을 한다. 몰래카메라를 내세웠는데 속는 대상이 속는다는 것을 알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면 프로그램을 만드는 의미가 없는 것 같다"
김지호 편에서는 역몰카로 남편인 김호진이 몰래카메라에 당한 후에 방송에 내보내지 말라고 항의하는 장면이 등장했다. 그 역시 몰래카메라로 연출된 상황이었지만 실제로 찍어놓고 방송에 내보내지 못한 경우도 있다. 짜고 친다면 굳이 감수하지 않아도 될 손해다.
"아직은 '방송에 내 보내지마'라고 항의를 들은 적은 없다. 항상 그런 상황이 생기지 않게 준비를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촬영을 해놓고 방송에 내보내지 않은 경우는 몇 차례 있다. 주로 타깃이 예정된 시나리오대로 움직여 주지 않을 때다. 예를 들어 광고촬영장을 무대로 속이는 것을 준비했지만 황당한 요구가 계속되자 광고를 찍지 않겠다고 하셔서 거기서 몰래카메라가 중단된 경우는 있다"
또 다른 실패 사례로 미방송분으로 인터넷을 통해서만 공개된 B1A4가 김세정을 속이는 영상이 있다. 이 영상에서 김세정이 귀신을 무서워하지 않으면서 B1A4가 야심 차게 준비한 연습실 귀신 몰카는 실패할 수 밖에 없었다.
"B1A4 몰카가 성공하고 나서 분량이 조금 짧아서 즉석에서 연습실로 친한 후배를 불러서 또 한 번 몰카를 도전해 본 것이다. 즉석에서 시도하다 보니 김세정이 귀신을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모르고 시도해서 실패했다. 미방송 분량이지만 공개한 이유는 실패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몰래카메라가 들키면 다른 사람으로 다시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언젠가 실패한 모습도 보여드릴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pps2014@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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