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토크]'꽃의비밀' 이청아라는 빙산의 일각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7.02.01 08: 56

 배우 이청아가 첫 연극 도전에 나섰다. 이청아는 배종옥, 소유진 등과 연극 ‘꽃의 비밀’에서 호흡을 맞춘다. 데뷔 16년 차 배우로 영화 주연과 드라마 주연을 거쳐서 연극 무대에 도전한 이청아는 그동안 알고 있던 이미지와는 달랐다.
‘꽃의 비밀’은 장진 감독의 연출작으로 2015년 초연 이후 또다시 무대에 올랐다. '꽃의 비밀'은 사랑스러운 아줌마들의 발칙한 작전을 그린 코미디. 이청아는 ‘꽃의 비밀’에서 모니카 역을 맡아 팔뚝 굵은 어린 배달부와 썸을 즐기는 연기전공 미모의 부인을 연기했다. 이 연극에서 모니카는 남장은 물론 관장을 하는 장면까지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무엇보다 이청아가 ‘꽃의 비밀’에 도전하게 된 것은 선배인 배종옥과 인연 때문이다. 배종옥의 강력한 추천으로 연극에 합류하게 됐고 이청아는 모니카와 지나 역할 중에서 모니카 역할을 선택했다.

“이 연극을 처음 이야기해주신 것은 배종옥 선배님이다. 배종옥 선배님이 ‘나 이거 무조건 할 거야. 내년에 스케줄 비워’라고 말씀해주셨고 정말 지난해 10월에 연락이 와서 감독님을 만나게 됐고, 모니카와 지나 역할 중에서 모니카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모니카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여성스러운 캐릭터라서 인물을 완성하기 어려웠다. 소유진 언니는 워낙 나풀나풀 예쁜 연기를 잘하셔서 많이 보고 배웠다”
선배들의 도움 속에서 연극에 합류하게 된 이후로 이청아에게는 하루하루가 도전이었다. 무엇보다 그 과정에서 배우로서 깨달음도 컸다. 영화와 드라마가 아닌 무대에 선 이청아에게 있어 연극은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연극이라는 것의 묘미가 같은 텍스트를 수없이 반복하다 보면 모르던 감정들을 알게 될 때가 있다. 영화와 드라마에서는 아무리 시간이 많이 주어져도 같은 대사를 100번 이상 할 수 있는 시간은 주어지지 않는다. 같은 대사를 같은 인물들과 수없이 맞추면서 씹어 먹는 게 저한테는 큰 공부가 된다. 코미디 부분에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 호흡을 분배하는 법과 전체 그림을 같이 만들어 가는 것을 배우게 됐다”
여전히 배우로서 성장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청아는 주연으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갑자기 주연급으로 캐스팅되면서 큰 인기를 얻었다. 이청아 자신도 자신이 주인공이 된 것에 의문을 가졌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조언과 도움을 통해 그 의문은 감사함과 확신으로 돌아왔다. “저도 처음에는 감독님이 왜 나를 주연으로 캐스팅하셨는지에 대해서 신기해했다. 연기로서 자신감이 없어서 그랬다. 그래서 항상 겸손하게 행동했고 조심스러웠다. 좋아하는 조명 감독님이 ‘우리가 너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정말 많은 회의를 하고 고민을 했다. 네가 자신감 없어 한다는 것은 우리의 선택이 틀렸다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너한테는 겸손보다는 자신감이 필요한 것 같다’고 조언을 해주셨다. 그 말을 듣고 나서 저의 불안함을 겸손함으로 표현하는 것을 하지 않게 됐다. 그때부터 항상 촬영장에 가면 자신감 넘치게 행동한다”
데뷔 16년 차, 이청아는 꾸준하게 작품활동을 하면서 배우로 지내왔다. 공개 연애도 연기에 대한 비난도 들었지만, 여전히 이청아는 배우로 산다. 그 긴 시간 동안 억울하고 속상한 시간도 있었지만, 여전히 이청아는 배우로 사는 것에 대해 행복해하고 있었다.
“배우를 안 했으면 제가 이렇게 이해심이 많아지지 않았을 것이다. 저는 말 많고 순수하고 눈치 없어서 푼수인 것을 정말 싫어했다. 하지만 제가 그런 역할을 해야 할 때도 있었고 그 역할을 소화하면서 그런 사람을 이해하게 됐다. 불편한 침묵을 싫어하는 사람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것도 폭력일 수 있겠다. 그렇게 이해의 폭을 넓혀가면서 사람이 됐다. 저에 대해서 악플을 달고 비난하시는 분들 역시도 저의 한 단면만 보고 나쁜 평가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저는 과거에 했던 작품보다 조금만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면 저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 꾸준히 연기할 것이다. 계속 보다 보면 이청아는 연기는 못하는데, 연기를 좋아하긴 하는 구나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악플에 지지 않을 것이다”
사실 누군가에게 이청아는 ‘늑대의 유혹’ 속 청순한 첫사랑일 수도 있고 혹은 누군가의 여자친구일 수도 있다. 하지만 누구든 ‘꽃의 비밀’에서 연기하는 이청아를 본다면 모니카로 그를 기억할 것이다. 남성과 여성성을 오가면서도 용기 있고 때론 웃기기까지 하는 이청아의 매력은 끝이 없다./pps2014@osen.co.kr
[사진] 씨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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