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인천공항, 최익래 인턴기자] 붙박이 마무리로 치른 첫 시즌이 끝났다. 스프링캠프로 향하는 김세현(30·넥센)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설렘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넥센 선수단은 30일 오후 9시 인천공항에서 KE005편을 이용해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로 떠났다. 사령탑에 오른 뒤 첫 스프링캠프에 나서는 장정석 감독을 비롯해 총 52명의 선수단 및 프런트가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출국장에서 만난 김세현은 “한 단계 더 도약할 생각에 설렌다”며 첫인사를 건넸다. 김세현은 지난해 넥센의 마무리투수를 맡았다. 62경기에 출장해 62⅓이닝을 소화하며 2승 36세이브를 거뒀고 구원왕 타이틀도 손에 넣었다. 김세현의 야구 인생 첫 타이틀이었다.
김세현은 “타이틀을 한 번 잡아보니 욕심내면 안 된다는 걸 알게 됐다”며 “운도, 상황도 모두 맞아야 가능하다. 올해는 개인 성적보다 팀 성적에 욕심내겠다. 팀 성적이 올라가기 위해서는 내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세현은 한층 다부진 모습으로 출국장에 나타나며 공항을 찾은 취재진과 팬들을 놀라게 했다. 이에 대해서는 “겨우내 몸을 잘 만들었다. 살을 빼고 근육량을 늘렸다”며 밝게 웃었다.
늘 밝은 표정의 김세현이지만 2년 전에는 아픔을 겪었다. 김세현은 2015년 말 만성골수성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2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꾸준히 약을 복용하고 있다. 김세현은 “그 덕에 몸관리를 잘하게 됐으니 전화위복 아닌가? 오히려 좋은 계기 같다”며 미소지었다.
김세현의 이번 스프링캠프 개인 목표는 두 가지다. 첫째는 속구와 슬라이더를 보완할 ‘써드 피치’의 개발. 신재영이 “포크볼이나 체인지업 중 하나를 연마하겠다”고 밝힌 것과 달리 김세현은 “변형 패스트볼을 장착하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 투심 패스트볼이나 싱커류의 구종이 상대 타자를 제압하기 좋겠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김세현의 두 번째 목표는 승계주자 실점 줄이기다. 김세현은 “청백전이나 연습 경기에서 주자가 있는 상황에 등판할 계획이다. 승계주자를 막아야 8회 등판도 거뜬히 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어느덧 중고참이 된 김세현. 장정석 신임 감독은 그에게 딱 하나, ‘솔선수범’을 강조했다. 굳이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김세현의 가벼운 발걸음이 귀국길에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한편 넥센의 애리조나 캠프는 오는 2월 15일까지 예정돼있다. 넥센 선수단은 17일 귀국 후 고척스카이돔에서 이틀간 훈련을 한 뒤 20일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할 계획이다. 오키나와에서 일본프로야구(NPB)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히로시마 도요카프 등 실전 경기를 치른 후 3월 10일 귀국 예정이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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