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전력 이상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 넥센이 그 ‘저력’을 가다듬기 위한 전지훈련 일정을 시작한다. 부임 첫 해를 맡는 장정석 넥센 감독은 기존의 틀을 더 정교하게 만들기 위한 구상과 함께 태평양을 건넌다.
넥센은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팀의 1차 전지훈련지인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로 출국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을 앞둔 주장 서건창과 김하성, 조상우 한현희 하영민 등 재활 중인 선수들을 제외하고 선수단 및 프런트 총 52명이 이날 미국으로 향했다.
출국에 앞서 장정석 감독은 캠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오랜 기간 팀의 프런트 일원으로 재직하면서 운영팀장까지 역임했던 장 감독은 “선수들과 캠프 시작을 같이 움직이기는 처음이다. 운영팀장으로 있을 때는 훈련지에 3~4일 정도 먼저 들어가곤 했다. 선수들과 같이 해보고 싶었다”라고 미소 지으면서 선수 중심적인 자율적 훈련으로 캠프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출국 전 장 감독과의 일문일답.
▲ 감독으로서 첫 전지훈련이고 본격적인 시작인데?
- 느낌이 많이 다르다. 어린 친구들을 데리고 갔던 마무리캠프와는 또 다르다. 사실상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선수들이다. 부상자 없이 캠프를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 캠프의 주안점이 있다면?
- 일단 수비 쪽에 신경을 쓰고 있다. 마운드도 조상우와 한현희가 들어온다고 하지만 확정을 지어야 할 부분이 많다. 포메이션 훈련 측면에서 두 명(서건창 김하성)의 선수가 (WBC 캠프 합류차) 제외된 것은 아쉽지만 김혜성 김웅빈 등 이제 올라가야 하는 선수들을 잘 준비시키겠다. 두 선수도 나라를 위해 뛰는 것이 잘할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도 나름대로의 포메이션을 잘 준비하겠다. 크게 바꾸기보다는 기존에 했던 것들을 강화하는 차원이 될 것이다. 기본적인 것에서 실수가 나오지 않게끔 준비하겠다. 윤석민이 임시 주장을 맡는다. 중간 위치에서 잘할 것이라고 믿고, 서건창의 추천도 있었다.
▲ 전체적인 훈련 계획을 설명한다면?
- 팀 차원의 기본적인 훈련 프로그램에서 움직일 것이다. 코칭스태프에 권한을 많이 줄 것이다. 코칭스태프의 아이디어와 내 아이디어를 포함시켜 준비하려고 한다. 기간이 짧기 때문에 단점 보완보다는 우리의 장점을 유지하고 극대화시키는 데 주안점을 두려고 한다.
▲ 캠프에 앞서 고민이나 걱정이 있다면?
- 취임 당시부터 선수 중심적인 야구, 선수를 위한 야구를 하겠다고 했다. 아직은 큰 고민거리 없이 온 것 같다. 굳이 이야기하라고 하라면 투수 파트다. 한현희는 빠르면 시즌에 맞출 수 있을 것 같고, 늦어도 시즌 개막 직후에는 들어올 수 있다. 조상우는 그보다는 조금 늦을 것이다.
▲ 캠프 출발 인원이 줄었는데?
-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많은 인원이 가면 어수선한 부분이 있다. 가을캠프는 유망주 위주로 진행했다. 지금 상황에서 누구를 만들고 키울 만한 상황은 아니다. 오히려 끈끈하게 뭉쳐야 할 시기다. 이 인원들로 2차 캠프까지 마무리할 것이다. 지금 인원으로 2차 캠프 연습경기까지 소화하기는 조금 어렵다. 때문에 2군 전지훈련지인 대만에서 3~5명 정도가 2차 캠프에 합류할 것이다.
▲ 훈련 일정을 설명한다면?
- 훈련 시작 전 1시간 정도 개인적인 시간을 주려고 한다. 선수들끼리 모여 이야기를 하거나, 그날 훈련의 어떠한 '미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다. 때문에 훈련 시작 시간은 기존 9시 30분에서 9시로 조금 당겨졌다. 중고참 선수들에게는 자율적으로 맡겨둘 생각이다. 메시지는 간단하다. 개인적인 이야기는 이 시간에 하고, 현장에서는 '훈련에만 집중해달라'는 것이다. 본격적인 훈련은 10시부터 시작해 오후 1시에서 1시 30분 정도만 끝날 것이다. 하지만 그 후에도 선수들이 다 자율적으로 3시 정도까지 훈련을 하더라. 특훈은 하지 않을 것이고, 자율적으로 맡겨둘 것이다. 감독이 되니 선수들이 어려워 하는 눈빛이 보이더라. 소통은 항상 필요한 부분으로 여기에도 신경을 쓰겠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공항=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