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방향 잃은 ‘월계수’의 교훈..연장은 독(毒)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7.01.30 10: 00

‘월계수’가 여타 드라마들에게 톡톡히 교훈을 안기고 있다. 연장은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9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극본 구현숙 연출 황인혁)에서는 신장 공여를 했다는 홍기표(지승현 분)의 말이 거짓이라는 점과 민효원(이세영 분)의 가출이 그려졌다.
무엇보다 4회 연장 결정이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게는 독으로 작용한 모습이다. 점점 늘어지는 스토리와 계속되는 도돌이표 내용은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을 사랑한 시청자들에게 실망을 안기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 방송에서 홍기표가 과거 나연실(조윤희 분) 아버지에게 신장을 공여했다는 말이 거짓임이 밝혀졌다.
앞서 나연실과 이동진(이동건 분)의 결혼식 당일, 나연실을 납치해 그녀를 보내주지 않으려던 홍기표는 사고를 당하는 불상사를 겪었고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지만 점차 상태는 호전되어 갔다.
홍기표가 일반 병실로 옮겼다는 걸 알게 된 이동진은 나연실 몰래 홍기표의 병실을 찾았다. 마침 들어온 의사에게 “환자가 과거에 신장 공여를 한 적이 있는데, 그 쪽에는 무리가 없는 건가요”라고 질문, 의사는 “환자에게는 신장 공여한 흔적이 없습니다”라며 아무런 흉터 없는 배를 보여줬다.
과거 홍기표는 나연실 아버지에게 신장 공여를 했다는 걸 빌미로 나연실을 옭아매왔다. 하지만 이것이 모두 거짓임이 드러나자 이동진은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 찾아온 간만의 사이다이긴 했지만, 그간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을 봐온 시청자들로선 허무하기 그지없는 반전. 분명 과거 홍기표의 배에는 수술한 흔적이 남아있었던 터라 갑작스런 반전에 시청자들은 ‘통쾌함’이 아닌 ‘어리둥절’한 반응만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 애초부터 이런 반전을 노렸다고도 할 수 있겠으나 4회 연장 결정이 알려진 직후 등장한 반전은 찜찜함을 안기고 있다. 연장을 위한 늘리기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쏠리게 된 것이다.
이는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 그동안 계속해서 내용을 도돌이표처럼 반복시켜온 탓이 크다. 잘 될 만 하면 나연실은 이동진을 떠나고 벗어나고 도망치는, 도돌이표 내용이 반복되어 왔고 배삼도(차인표 분)는 오랜만에 만난 첫사랑 때문에 아내 복선녀(라미란 분)를 멀리하는가 하면 복선녀는 검진 결과를 제대로 받아보지도 않고 암으로 지레 짐작해 신파를 찍기도 했다.
어디 이뿐인가.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의 사이다였던 아츄커플은 고은숙(박준금 분)의 난데없는 실어증 때문에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서 고은숙의 실어증이 연기임이 들통났지만 민효원의 가출과 카드 정지로 맞불을 놓는 고은숙의 모습은 또 다른 도돌이표를 예고하기도 했다.
연장 방송이 드라마에게 호재로 작용하는 경우도 많으나, 독으로 작용하는 사례 역시 많았다. 예정됐던 것보다 내용을 길게 늘려야 하는 연장 방송 탓에 내용을 끌고 반복시키는 사례들이 많았던 것.
이왕 결정된 연장 방송인만큼, 앞으로 남은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 제 방향을 제대로 찾고 안방극장에 시원하고 건강한 웃음을 선사할 수 있길 바라본다. / trio88@osen.co.kr
[사진]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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