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 사령관' 바슈티안 슈바인슈타이거(33,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돌아왔다.
맨유는 30일(한국시간) 새벽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서 열린 위건과 2016-2017 에미레이츠 FA컵 4라운드(32강)서 펠라이니, 스몰링, 미키타리안, 슈바인슈타이거의 릴레이 골에 힘입어 4-0으로 완승했다.
조세 무리뉴 맨유 감독은 이날 2군에 가까운 라인업을 가동했다. 헐 시티와 리그컵 준결승 2차전 선발 명단과 비교해 무려 9명이 바뀌었다. 센터백 콤비 로호와 스몰링만이 다시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루니, 마샬, 마타, 미키타리안이 앞선을 구축했다. 펠라이니는 중원을 지켰다. 좌우 풀백은 쇼와 포수-멘사가 맡았다. 골키퍼 장갑은 로메로가 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주인공은 베테랑 미드필더 슈바인슈타이거였다. 무리뉴 감독에게 철저히 외면 받았던 그는 올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처음으로 선발 출격했다.
슈바인슈타이거는 '전차군단' 독일 대표팀의 살아 있는 레전드다. A매치 121경기에 나서 24골을 기록했다.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10년 넘게 활약하며 세계적인 미드필더로 이름을 날렸다.
2015년 여름 맨유로 이적한 뒤 힘겨운 시기를 보냈다. 올 시즌엔 포그바, 캐릭, 에레라에게 밀려 무리뉴 감독의 눈에서 완전히 멀어졌다. 리그에선 단 한 차례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고, 리그컵과 FA컵서 2경기 출전에 그쳤다.
우리가 알던 슈바인슈타이거가 돌아오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경기 초반 감각이 무뎌진 듯 패스미스를 남발하던 그는 중반이 지나자 서서히 본모습을 되찾았다.
슈바인슈타이거는 중원에서 맨유의 공수 조율을 충실히 했다. 진가는 전반 44분 드러났다. 우측면에서 자로 잰 듯한 오른발 크로스를 배달해 펠라이니의 헤딩 선제골을 도왔다.
노련미도 여전했다. 후반 6분 아크 서클 근처서 공을 살짝 찍어 차 상대를 따돌리는 개인기며, 수비수들이 밀집된 박스 안으로 진입해 날카로운 왼발 슛을 날리는 장면은 '산전수전' 경험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슈바인슈타이거는 후반 들어 몸이 완전히 풀린 듯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29분엔 정확한 패스로 미키타리안의 쐐기골에 디딤돌을 놓기도 했다.
36분엔 놀라운 장면을 연출했다. 박스 안에서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으로 위건의 골망을 흔들며 대승에 쐐기를 박았다. 우리가 알던 슈바인슈타이거가 완벽히 돌아온 순간이었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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