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번째 메이저 우승' 페더러, 눈물의 '귀환' 선언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7.01.30 05: 30

 로저 페더러(스위스, 세계랭킹 17위)가 '테니스 황제'의 귀환을 선언했다.
페더러는 29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에 위치한 로드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2017 호주 오픈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라파엘 나달(스페인, 세계랭킹 9위)을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6-4, 3-6, 6-1, 3-6, 6-3)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우승으로 페더러는 지난 2012년 윔블던 우승 이후 5년만에 메이저 대회 우승을 기록했다.

2011년 호주 오픈 결승 이후 5년만에 리턴매치를 펼친 페더러와 나달은 2000년대 최고의 맞대결 상대인 만큼 승부도 치열하게 열렸다.
그동안 페더러는 무릎 부상 때문에 정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했다. 지난해 프랑스 오픈-US 오픈-리우 올림픽 등에 출전하지 못했고, '테니스 황제'의 기운이 사라지는 것처럼 보였다. 또 세계랭킹서도 16위로 밀리며 14년만에 세계 10권 밖으로 밀려났다.
호주 오픈 복귀를 예고한 페더러는 이에 앞서 이벤트성 대회인 호프먼컵에 출전해 가볍게 몸을 풀었다. 그러나 17번 시드에 밀리며 시작과 함께 체면이 구겨졌다.
자신을 추종했던 세계적 랭커들과 3회전부터 만나 힘겨운 싸움을 벌였다. 세계랭킹 10위인 토마시 베르디흐(체코)를 시작으로 니시코리 게이(일본, 세계랭킹 5위), 스탄 바브링카(스위스, 세계랭킹 4위) 등을 연파하며 결승에 올랐다.
결승에 오른 페더러는 2010년 이후 7년 만에 호주오픈 정상 등극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상대는 영원한 숙적 나달이었다.
페더러는 그동안 나달만 만나면 작아졌다. 커리어 내내 나달에게 승리를 내줬다. 상대 전적서도 11승 23패로 열세였다. 7번 만난 메이저 결승에서는 2007년 윔블던 결승 이외에는 모두 패했다. 2009년 호주오픈 결승에서 나달에게 패한 뒤에는 시상식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나달의 상황도 좋은편은 아니었다. 최근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부진을 거듭했던 나달 역시 지난 준결승에서 5살이나 어린 그리고르 디미트로프(블가리아)를 5시간이 넘는 체력전을 벌였다. 강력한 체력을 자랑한 나달이지만 서른을 넘긴 나이는 회복이 쉽지 않았다.
전성기를 훨씬 넘긴 페더러와 나달은 결승 무대에서 전성기를 되찾은 것 같은 모습으로 경기에 임했다. 특히 페더러는 4세트서 어이없는 실수가 이어지며 경기를 내주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드라마의 완성은 '황제'에게 마지막 기회를 부여했다. 마지막 스트로크서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페더러는 마음을 비우고 다음 플레이를 준비했다. 마지막까지 긴장을 풀지 않았던 페더러는 호크아이를 통해 승리가 확정된 후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페더러는 경기 후 "환상적인 경기를 통해 귀환을 알린 나달에게도 축하의 인사를 건넨다"면서 "우리가 결승에서 만날 것이라고 예상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최선을 다해준 나달도 정말 대단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모든 사람들이 열심히 했고 최선을 다했다. 그동안 많은 팬들 성원 덕분에 선수생활을 하고 있다. 내년에도 함께 기쁨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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