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형(SK)의 유로스텝이 서울 SK를 8위로 올려 놓았다.
김선형은 29일 인천에서 열린 인천 전자랜드와 경기서 14점-5리바운드-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김선형은 승부처였던 4쿼터서 6점을 몰아쳤다. 경기 막판 그는 화려한 돌파를 시도하며 전자랜드 골밑을 파고 들었고, 승부에 쐐기를 밖는 골밑 득점을 기록했다.
김선형이 전자랜드를 상대로 돌파를 시도하며 선보인 기술은 '유로스텝'이다. '유로스텝'의 정확한 기원은 알 수 없다. 다만 수비수가 생각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지그재그로 움직이며 돌파하는 것을 의미한다. '유로스텝'은 화려한 기술 만큼이나 부상 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국내에서는 기술이나 스피드가 좋은 가드들을 제외하고는 많이 사용되지 않는다.
김선형은 국내에서 가장 유로스텝을 잘 사용하는 선수 중 한명이다. 데뷔 초기만 하더라도 빠른 스피드로 돌파를 시도했는데 SK입단 후 미국 전지훈련에서 스킬 트레이닝을 받으며 유로스텝을 완성했다.
김선형은 전자랜드전 경기 종료 1분 4초를 남기고 3점포를 터트렸다. 스코어는 69-65로 SK가 앞섰다. 수비에 성공한 SK는 김선형을 앞세워 공격을 펼쳤다. 그는 화려한 유로스텝에 이어 골밑득점을 기록하며 승부에 쐐기를 밖았다. 또 상대 파울로 얻은 자유투까지 침착하게 성공, SK의 2연승을 완성했다.
빠른 돌파 뒤에는 호흡법도 있다. 미국에서 배운 방법이다. 프로 데뷔 초기만 하더라도 체력적인 문제가 없었던 김선형은 더욱 집중력을 갖고 돌파하기 위한 방법을 배웠다. 바로 호흡법이다.
마른 체격인 김선형은 돌파 할 때 마다 "훅~훅"하며 숨을 몰아 쉰다. 숨을 들이키며 볼을 빵빵하게 만든다. 이유는 분명하다. 제이슨 라이트 등 미국에서 스킬 트레이닝을 하며 배운 결과물이다. 흑인 선수들이 빠르게 돌파할 때 힘을 보태기 위한 방법이다. 권투 선수들이 펀치를 뻗을 때 처럼 나는 소리다. 물론 김선형은 입으로 소리를 낸다.
김선형은 "유로스텝을 미국에서 시작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 스킬 트레이너들과 흑인 선수들과 연습 경기를 보면서 배운 것이 많다. 특히 돌파하는 순간 집중력을 갖기 위한 방법을 찾았다. 똑같이 하는 것은 아니고 나만의 리듬을 타면서 호흡하는 방법을 찾았다. 전지훈련에서 배운 것을 직접 경기서 사용하며 큰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유로스텝 뿐만 아니라 플로터는 김선형이 가진 무기다. '막슛'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김선형의 플로터는 경기 도중 쓸모가 많다. 공격적으로 다양한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에 김선형을 막기에는 상대 수비들에게 어려움이 많다.
독보적인 스피드를 갖고 있던 김선형은 기술까지 갖추면서 KBL 정상급 가드로 자리 매김했다. 또 중요한 순간 가장 믿을 수 있는 공격 옵션이기도 하다. 전자랜드전에서 드러난 김선형의 화려한 유로스텝은 분명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 10bird@osen.co.kr
[사진]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