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용준형의 '유감'이 음악 시장에 시사하는 것들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7.01.28 09: 59

또 표절논란이 일었다. 의혹을 받고 있는 스테이 얼론은 “유사하게 들릴 수 있다”고 말했고, 용준형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것이 현실이다. 표절 논란이 일고, 원작자가 유사성을 느껴도 이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장치가 허술하다는 것이 맹점이다.
이에 ‘표절’과 ‘오마주’, ‘레퍼런스’의 경계를 두고 그간 수많은 설전들이 오가고 논란이 수도 없이 불거지고 있는 바. 하지만 법적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가 어려워 모든 것은 전적으로 창작자들의 양심과 책임에 맡겨지고 있는 분위기다.
‘레퍼런스’의 사전적 의미는 참고, 참고문헌 등이며, 음악에서는 ‘작곡에 참조한 음악’으로 사용된다. 곡을 듣고 창법과 멜로디에서 원곡이 떠오를 때 흔히 ‘레퍼런스’라고 표현한다.

양심을 판달 할 수 있는 부분은 사전 협의다. 오마주와 레퍼런스를 했을 경우 원곡자에게 먼저 허락을 받는 것이 도리다. 표절 논란이 불거진 이후에야 “레퍼런스였다” 혹은 “오마주였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질타를 받아 마땅하며 양심상 가책을 느껴야 하는 부분일 테다.
표절논란에 휩싸인 그룹 비하트의 신곡 ‘실감나’ 작곡가 스테이 얼론과 비스트 용준형, 김태주 작곡가 사이에서도 이 애매한 경계가 핵심적인 문제였다.
스테이얼론은 표절 의혹이 일자 “청자들에 따라 유사하게 들릴 수 있지만 두 곡을 비교하면 멜로디의 유사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비스트의 '리본'과 비하트의 '실감나'의 표절 논란을 부인했다.
이어 그는 "3박자 계통의 음악 특성상 4박자 계통의 음악보다는 편곡의 폭이 비교적 좁은데다, 유사한 필인을 사용해 분위기가 유사하게 들릴 수 있다"며 "표절이 아님을 말씀드리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 좀 더 신경 썼어야 했고 신중하지 못했던 내 불찰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작곡가 김태주는 "너무 뻔뻔한 것 아니냐"고 댓글을 남기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으며, 용준형 역시 "유감"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용준형의 말에 따르면 스테이 얼론은 앞서 김태주에게 그의 음악을 좋아한다며 자신의 작업물을 보내왔다. 스스로도 ‘리본’을 레퍼런스로 만들었다고 이야기했다.
핵심은 여기서부터다. 이미 김태주 작곡가는 스테이 얼론에게 “이건 너무 ‘리본’과 비슷하며, 나오면(발매되면) 안 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는 것. 또한 발매될 거라는 말은 들은 적도 없다는 것이다.
스테이 얼론이 김태주 작곡가에게 레퍼런스를 인정하고 데모를 보내며 허락을 받은 것 같지만 이는 일방적이었으며, 전혀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는 것이 결정적인 문제다. 용준형도 이에 대한 유감을 나타낸 것이다.
마지막으로 용준형은 “저희가 만든 음악이 누군가의 영감이 되어 새로운 작품이 탄생하는 건 너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지금 이런 상황에 굉장히 유감스럽고 저희뿐만 아니라 다른 작곡가분들에게도 생길 수 있는 일이라 너무 안타깝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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