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볼 강세’ 황재균의 MLB 성공 가능성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1.28 06: 00

변화구의 홍수 시대지만 투수의 가장 큰 무기는 역시 패스트볼, 그 중에서도 빠른 패스트볼이다.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KBO 출신 선수들의 적응 과정만 봐도 패스트볼 공략의 중요성은 누차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실제 강정호(피츠버그)와 김현수(볼티모어)는 패스트볼 공략에 성공하며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특히 강정호는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패스트볼 사냥꾼 중 하나로 이름을 날린다. 반면 박병호(미네소타)는 지난해 95마일(153㎞) 이상의 빠른 공 공략에 애를 먹으며 고개를 숙였다. MLB에서는 KBO 리그에서 보지 못했던 구속과 움직임을 가진 패스트볼을 던지는 투수들이 많다. 여기에 적응하지 못하면 그대로 도태될 수밖에 없다.
샌프란시스코와 스플릿 계약을 맺은 황재균은 장타력을 갖춘 타자다. 샌프란시스코의 내야 백업들은 수비 활용도에 비해 공격력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샌프란시스코가 MLB서 검증되지 않은 이 동양인 내야수에 1년 최대 310만 달러를 투자할 의향을 보인 결정적인 이유다. 황재균도 팀의 기대치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다. 이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결국 패스트볼 공략이 첫 단추다.

그렇다면 황재균의 전망은 어떨까. 비관보다는 긍정의 기류가 흐른다. KBO 리그에서의 성적을 보면 그렇다. KBO 공식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의 HTS 분석에 따르면, 황재균은 리그에서 손꼽힐 만한 패스트볼 킬러였다. 황재균은 지난해 145㎞ 이상의 공을 공략했을 때의 타율이 3할7푼3리(59타수 22안타)에 이르렀다. 황재균의 지난해 시즌 타율은 3할3푼5리다. 기본적으로 패스트볼 공략에 능한 선수임을 알 수 있다.
사실 MLB에서 145㎞의 공은 강속구가 아니다. 그렇다면 최소한의 기준으로 볼 수 있는 150㎞ 이상에 대한 성적은 어땠을까. 역시 좋다. ‘스포츠투아이’에 의하면 황재균은 지난해 150㎞ 이상 투구에 대한 타율이 3할7푼5리(8타수3안타)였다. 표본이 적기는 하지만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료다.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강정호는 MLB 진출 직전인 2014년 KBO 리그에서 145㎞ 이상 타율이 무려 4할3푼5리(23타수 10안타)였다. KBO 리그에 있을 때부터 빠른 공에 굉장히 강한 타자였다. 150㎞ 이상 타율은 3할3푼3리. 역시 표본이 적긴 하지만 150㎞ 이상 타율은 황재균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여기에 황재균의 패스트볼 대처 능력은 점점 발전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황재균도 패스트볼 공략이 성공의 열쇠임을 잘 알고 있다. 황재균은 25일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이러한 대비를 꾸준하게 했다고 말했다. 황재균은 “빠른 공 대처 능력을 높이기 위해 시즌 중에도 스윙 교정을 했었다”고 털어놨다. 당장의 성적은 물론 MLB 진출을 염두에 두고 고민을 했었다는 의미다. 동료 외국인 선수들과의 대화를 통해 사전 지식을 습득했음은 물론이다. 황재균의 도전이 즉흥적인 결정이 아님을 시사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패스트볼 공략이 어느 정도 된다면 황재균의 장타력은 팀 내에서도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 황재균의 지난해 평균 타구 속도는 130.4㎞였다. 리그 평균인 123.6㎞을 크게 상회하고, 메이저리그에서 홈런을 적지 않게 쳐낸 윌린 로사리오(한화·128.9㎞)보다도 빠르다. 물론 상대 투수들의 공이 눈에 익을 때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결코 과장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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