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김도향, ‘듀엣’ 휩쓴 ‘소울대부’의 품격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01.28 06: 39

‘소울 대부’ 김도향의 남다른 품격이 MBC ‘듀엣가요제’를 감동으로 물들였다.
27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듀엣가요제'에서는 설특집으로 꾸며져 대선배 가수인  김도향, 윤민수, 더원, 신효범, 소찬휘, 박완규, 이영현과 신인 가수들이 듀엣 무대를 펼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레전드라 불릴 만한 가수들이 등장하자 스튜디오는 술렁였다. 선배 가수들은 후배 가수들의 프로필과 영상을 꼼꼼히 살펴보며 짝꿍 찾기에 나섰다. 데이식스 성진, 베스티 유지와 같은 아이돌부터 임세준, 시크 남주희, 바버레츠 안신애 등 숨은 진주 같은 가수들이 총출동했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역시 ‘소울 대부’ 김도향이었다. 그의 등장은 더원, 윤민수 등의 선배급 가수들을 모두 당황시켰다. 윤민수는 “저는 이만 집에 가겠습니다”라고 말했고, 신효범과 소찬휘 같은 가수들은 “이거 반칙 아니냐. 우리가 어떻게 선생님과 해보겠나”라며 “진정 즐길 수 있게 됐다”고 욕심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김도향은 ‘듀엣가요제’ 참여 계기부터 남달랐다. 그는 “한국 가수 생명이 의외로 짧다. 저는 아직까지도 꾸준히 노래를 불렀다. 그런 제가 후배 가수들에 희망이 되고 싶다. 100살까지 노래할 거다”라고 말하며 사명감을 드러냈다.
그는 짝꿍을 찾을 때 독특한 기준을 세웠다. 바로 입모양이었다. 그는 후배 가수들의 영상을 보며 ‘입모양’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른 가수들이 김도향의 짝으로 예상한 바버렛츠 안신애에게는 “입모양이 마음에 쏙 든다”고 말해 보는 이를 폭소케 했다. 후에 김도향은 “아나운서든 가수든, 입모양이 발성을 결정짓는다”고 말하며 입모양을 유심하게 봤던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지금 들어도 트렌디한 음악들을 발표해왔던 김도향은 마음가짐도 늘 젊었다. 그의 듀엣 파트너로 선정된 안신애는 “진짜 팬이다.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니다. 지금 불러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김도향 선생님의 음악을 들으며 늘 놀라웠다”고 존경심을 전했다.
그러자 김도향은 “친구 같은 마음으로 하자. 우리는 친구”라고 말하며 자신보다 마흔 살이나 어린 한참 후배인 안신애에 먼저 손을 내밀었다. 그는 자신을 어려워할 후배를 위해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런 김도향에게 안신애도 자신의 역량을 모두 꺼낼 수 있었다.
김도향과 안신애의 케미는 그야말로 아빠와 딸의 케미였고, 무대 위의 화음은 조화로움 그 자체였다. 이들은 김도향의 노래 ‘바보처럼 살았군요’를 열창했다. 노래가락에서 함께 뛰어노는 듯한 두 사람의 애드리브 향연에 관객들은 마음을 빼앗겼고, 더원이 나타나기 전까지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런 김도향의 무대에 후배들은 절로 기립박수를 쳤다. 패널들은 “아빠가 ‘난 참 바보같이 살았어’라고 고백하고, 그를 들은 딸이 ‘아니야, 아빠는 참 열심히 살았어’라고 위로해주는 모습 같아서 눈물이 날 뻔했다”고 감상을 전했다. 음악적으로도, 감성적으로도 꽉 채운 무대였다.
김도향은 대선배였지만, 후배들에게는 “우리나라에 마돈나 급의 가수가 조만간 나올 것 같다”거나 “노래를 들으며 내가 1위 자리에 앉아 있는 게 창피할 정도였다”고 극찬을 했고, “편곡도 신애 양이 다 했는데 정말 내가 할 게 하나도 없었다”고 모든 공을 파트너 안신애에 돌렸다. 권위적인 모습은 없었고, 친구 같은 편안함만 있었다. 무대 위에서도, 무대 아래에서도 역시 남달랐던 ‘소울 대부’의 품격이었다. / yjh0304@osen.co.kr
[사진] '듀엣가요제'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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