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영애에 한석규..첫 단추 잘 꿴 양세종이 왜 기대되냐면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7.01.31 12: 12

이제 갓 데뷔를 한 신예가 이렇게 연기 포텐을 터트리며 자신의 이름을 이렇게 제대로 각인시키다니. 그 어느 때보다 반가운 신예의 탄생이 아닐 수 없다. 바로 '낭만닥터 김사부'와 '사임당, 빛의 일기'에 출연한 양세종에 대한 얘기다. 
양세종은 최근 종영된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거대병원의 도윤완(최진호 분) 원장의 아들이자 의사인 도인범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양세종은 이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들을 처음 만난 신예이지만,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극적 몰입도를 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종영 후 인터뷰를 위해 만난 양세종은 시종일관 겸손한 자세를 취하는 한편 '낭만닥터 김사부'를 통해 좋은 선배와 스태프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행복하고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자신의 연기에 대해서는 냉철한 모습이었고 스스로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말했지만, 그 외의 것에 있어서는 모든 것이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말할 줄 아는 '바른' 청년 그 자체였다.

오디션을 봤을 때는 이렇게 비중이 큰 역할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던 양세종은 "인범이와 저는 맗이 다르다. 저는 자유롭고 억압받는 것을 싫어하고 감정 표현도 바로 바로 하는 편이다. 인범이는 어쩔 수 없이 아버지에게 인정 받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고 깔끔하고 완벽주의자"라며 "저를 도인범으로 형상화시키려고 음악을 들으면서 많이 걸었다. 그리고 상상을 많이 했다. 도인범이라면 어떻게 행동을 할까. 왜 이렇게 살아가나. 말투는 왜 이렇게 할까. 그런 이유를 찾아갔다. 대사보다는 본질적으로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생각했다"라고 도인범 역을 연기하기 위해 기울였던 노력들을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을 FM이라고 표현하며 "억압까지는 아니지만 비슷한 것을 느낄 때가 있고 그래서 공감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양세종의 아버지는 호탕하시고, 어머니는 무뚝뚝한 편이라고. 그래서 도인범이 아버지만 보면 기죽고 한 마디도 못하는 상황을 계속해서 상상했다고 한다.
그는 "그런 인범이가 20회에서 아버지에게 하기 어려운 말들을 꺼내놨을 때 어떤 느낌, 감정이었을까에 대해 심혈을 많이 기울였다. 그래서 최진호 선배님과 이야기를 하던 장며이 이 드라마를 하면서 가장 인상에 많이 남았던 장면이기도 하다. 그 다음은 15회에서 김사부(한석규 분)가 "나가라"고 했던 장면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선배 한석규를 향한 고마움과 존경심을 쉼없이 표현했다. 그는 "평상시에 좋은 말씀을 정말 많이 해주시는데 그 순간 순간이 정말 감사하다. 좀 많이 의지했다. 너무 감사하게도 매번 잘 대해주시니까 행복했다"고 고백하며 한석규로 인해 자신의 가치관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짧게 가는 배우가 되지 말아라. 멀리 갈 수 있는 배우가 되어라"라는 한석규의 조언이 생각을 많이 바꾸게 해주었다고. 그리고 그는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매 순간 촬영 현장이 기대됐고 선배님들을 빨리 만나고 싶었다. 하루에 1시간 잠을 자도 좋았다. 이런 기분이 들게끔 해준 정말 좋은 촬영 현장이라 잊지 못할  것 같다. 최고였고 많이 그리울 것 같다"고 있는 힘껏 자신의 진심을 피력했다.
어렵기로 유명한 의학 드라마, 그것도 생각보다 큰 역할을 맡은 것에 대해 부담이 없었느냐는 질문에도 양세종은 힘겨웠던 부분을 언급하기보다 자신의 긴장을 풀어줬던 선배 연기자들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 바빴다.
"김혜수 선배님은 제가 존경하는 선배님 중 한 분이신데, 직접 뵈니 아우라와 포스는 말할 것도 없더라. 짧은 시간이었지만 설렜다. 기분 좋은 떨림이 있어 너무 좋았다. 분위기 메이커는 유연석 선배님이다. 장난도 많고 위트도 넘친다. 매력 있다. 촬영장 도착해서 뵈면 늘 '선배님 사랑합니다'라고 하곤 했다. 스태프들, 배우들이 힘들 때마다 웃을 수 있게 만들어주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것을 연석 선배님이 자연스럽게 해주신다. 의도한 것이 아니라 더 멋있는 것 같다. 일일이 다 언급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분들이 다 멋있었다. 그 속에 껴있던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하지만 본인 연기를 향한 칭찬에는 손사래를 쳤다. 양세종은 스스로 자책도 많이 하고 자신의 연기를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편이라고. 연기 뿐만 아니라 사회 생활을 할 때도 상대의 얘기를 많이 들어주는 편이라고 했다. 이는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함이다. 그러다 보니 만나는 사람도 국한되고, 혼자 있는 것이 더 좋아진다고 한다. 외로움을 즐기는 것 역시 양세종이 선호하는 삶의 한 방식이었다.
중 3 때 자주 가던 비디오 책 대여점에서 2년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가게에 있던 책과 영화를 모두 다 봤다는 양세종이 배우에 대한 꿈을 키운 건 고 2 때 연극을 보고 난 뒤였다. 자신 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 모두가 웃고 즐거워 하는 모습이 신기해 연기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다고.
그렇게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진학을 해 꿈을 위한 길을 갈고 닦던 중 운이 좋게 이영애의 복귀작인 '사임당, 빛의 일기'(이하 '사임당')에 출연을 하게 됐다. '사임당'이 사전 제작 드라마라 '낭만닥터 김사부'보다 뒤늦게 전파를 타게 됐지만, 양세종의 첫 연기 데뷔작은 '사임당'인 것. 이 극에서 양세종은 이겸 역을 맡은 송승헌의 청년 시절과 현대에서 서지윤(이영애 분)에게 도움을 주는 한상현으로 1인 2역에 도전했다.
양세종은 연기 호흡을 맞춘 이영애에 대해 "정말 의지를 많이 했다. 되게 차분하신데 말씀 한 마디 한 마디 힘이 있으시다. 그런 조언을 들을 때 마음에 확확 와닿았다. 많이 해주신 건 아니지만 가끔씩 해주시는 조언들이 제게는 정말 크게 다가왔고 그래서 마음적으로 의지를 많이 했었다"며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또 '사임당'을 통해 사극이라는 장르에 대한 매력을 크게 느끼게 됐다고. 그는 "사극이라서 더 상상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는 생각을 했다. 사극이 상상력을 많이 키워주는 장르라는 확신이 들었다. 하면서도 그랬고 하고나서도 그랬다. 연기를 할 때 정말 재미있었다. 논어도 봐야하고 전시회, 박물관을 찾아다녀야 해서 어려움이 컸지만 나중에 꼭 사극을 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고 말하며 그 어느 때보다 밝은 목소리와 표정으로 사극 예찬론을 펼쳤다.
마지막으로 양세종은 "아직 많은 작품을 해보진 못했지만, '낭만닥터 김사부'는 정말 잊지 못할 정말 뜻깊은, 행복한 작품이었다. 많은 걸 가르쳐준 작품이라 감사하다"고 말한 뒤 "저는 계획을 따로 짜지는 않는다. 하루하루 주어진대로 잘 행하자는 마음이다. 연기도 그렇다. 내게 주어진 것을 잘 행하는 배우이고 싶다"고 배우로서 가지는 남다른 포부를 밝혔다.  /parkjy@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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