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 설·추석 연휴 개봉 흥행공식 #범죄 #가족 #사극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1.28 06: 29

영화는 시즌제 상품이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언제부턴가 여름에는 스펙터클한 영화가, 봄이나 가을에는 로맨틱 코미디 및 멜로 영화가 잘된다고 생각하는 통념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1~2월 설이나 9~10월의 추석 연휴에는 ‘가족극’ ‘범죄 액션’ ‘사극’이 통한다. 일반적으로 연휴 1~2주 전에 개봉하거나 명절 당일 선보이기도 한다. 올해를 중심으로 최근 10년 사이 명절 연휴에 맞춰 개봉한 영화들의 특징을 분석해봤다.
1. 범죄·액션은 빠질 수 없지 #공조 #더 킹

올해도 어김없이 범죄 액션 장르의 ‘더 킹’, ‘공조’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매일 흥행 기록을 세우고 있다.
설 연휴에 맞춰 지난 18일 동시 개봉한 ‘더 킹’과 ‘공조’. 두 영화의 누적 관객수는 26일을 기준으로 각각 258만 5461명, 185만 9872명을 기록해 한국 영화를 쌍끌이 하고 있다.
‘더 킹’은 실세 검사 한강식을 중심으로 1%의 비뚤어진 정치 검사들의 이야기에 집중한 범죄 드라마다. 법 앞에 공정하고 냉정해야 할 검사가 표적수사와 조작수사 등의 탈선을 벌이며 현실감을 높인다.
같은 날 개봉한 ‘공조’는 동료애를 강조했는데, 남한으로 숨어든 북한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해 남북 최초의 공조수사가 시작되고 이 임무를 완수해야만 하는 특수부대 북한형사와 생계형 남한형사의 예측할 수 없는 팀플레이를 그린 버디무비다.
과거에도 설 연휴 시즌을 전후로 범죄 액션 영화가 여러 차례 소개된 바 있다. 지난해 2월 3일 개봉한 ‘검사외전’은 누적관객수 970만 7581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배우 감동원, 황정민 주연으로 대단한 기록이라고 말 할 수 있다.
또 2013년 1월 30일 개봉한 ‘베를린’은 716만 6513명을 동원했는데, 이 영화 역시 베를린에서 국제적 음모와 각자의 목적에 휘말려 서로를 쫓는 이들의 숨 막히는 추격을 그린 액션 드라마였다. 전문 도박사들의 삶을 그린 ‘타짜’는 2006년 9월 28일 개봉해 568만 5715명을 동원했다.
2. 연휴엔 역시 가족이 최고 #7번방의 선물 #수상한 그녀
‘명절 연휴에는 가족과 함께.’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 추석의 중심에는 가족이 있다. 최근 10년 동안 흥행한 영화를 살펴보면 확실히 가족 코미디 영화가 흥행할 가능성이 높았다. 전형적인 코미디가 아니더라도 명절에 흥행하려면 웬만한 코미디 요소와 가족애를 다룬 감동 코드가 있어야 한다. 그동안 ‘조폭 마누라’ ‘가문의 영광’ 등 조폭 코미디는 모두 추석 연휴에 개봉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터. 관객들이 범죄 액션과 가족 코미디 영화를 여전히 좋아한다는 것을 증명한다.
2014년 1월 22일 개봉한 ‘수상한 그녀’가 865만 9340명을, 2013년 1월 23일 개봉한 ‘7번방의 선물’이 1281만 1213명을, 2004년 2월 5일 개봉한 ‘태극기 휘날리며’가 1174만 6135명을 돌파하며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3. ‘팩션’ 사극 열풍 #광해 #관상
장르적으로 보면 명절 연휴 극장가에 거의 빠지지 않고 사극이나 시대극이 한 두 편씩은 꼭 있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충무로의 주요 장르 중 하나로 자리 잡은 사극. 90년대에는 흥행하기 어려웠지만 2000년대 이후 사극이 조명을 받게 된 이유는 CG의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했기 때문이다.
2012년 9월 13일 개봉한 사극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왕과 천민이 바뀌는 상황을 놓고 전개된다. 실제 역사와 상상력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를 통해 역사 뒤에 감춰진 다양한 인물들의 사연을 담아낸 휴먼 팩션 드라마가 사랑받는다는 것을 알려줬다.
‘광해’는 1232만 3555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흥행작으로 떠올랐다.
위태로운 조선의 운명을 바꾸려 한 천재 관상가의 이야기를 그린 ‘관상’도 2013년 9월 11일 개봉해 누적 관객수 913만 5802명을 돌파했다. 시대를 고증한 의상부터 현대의 화려함을 더한 소재, 철저한 고증과 함께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해 ‘관상’만의 스타일을 구축했다.
이처럼 역사적 사실과 상상력을 더한 ‘팩션’ 사극이 흥행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됐으며 현대식 개그와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연속적인 사건 등 현대적인 아이콘들이 곳곳에 숨어 있어 거부감이 없다./ purplish@osen.co.kr
[사진] 각 영화 포스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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