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 간판 2루수 정근우(35·한화)의 무릎 통증이 재발했다. 선수 본인은 변함없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에도 변수가 있을 수 있다.
최근 일본 오키나와에서 개인 훈련을 하던 정근우는 왼쪽 무릎 통증을 느꼈다. 지난해 10월22일 일본 고베대학병원에서 수술받은 왼쪽 무릎이었다. 당시 정근우는 무릎 관절 안쪽 반월상 연골 손상이 관찰돼 통증 제거를 위해 내시경 절제술을 받은 바 있다.
다행히 통증은 수술한 부위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지만, 또 다른 무릎 통증을 유발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위험 신호일 수 있다. 정근우는 오는 30일 고베대학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통해 정확한 무릎 상태를 파악키로 했다. 이상이 없다면 다행이지만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다면 WBC 참가는 어려워진다.
수술 후 정근우는 빠르게 회복됐고, 지난달부터 러닝 훈련을 정상 소화했다. 지난 11일 대표팀 예비 소집일에도 몸 상태에 문제 없음을 알리며 WBC 참가 의사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최근 왕복 달리기를 하다 무릎 통증이 생겼다. WBC 준비를 위해 예년보다 조금 무리한 게 통증 재발로 이어진 것이다.
정근우는 지난해 후반부터 무릎 통증을 안고 뛰었다. 전반기 78경기 17개였던 도루가 후반기 60경기 5개로 줄어든 이유였다. 2루 수비에서도 무릎 통증 때문에 그답지 않은 실수가 몇 차례 나왔다. 결국 시즌 후 수술을 받았다.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정근우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WBC 출전 의지가 강하다. 최근에는 통증이 조금 괜찮아졌지만 여전히 불편함을 느끼고 있어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30대 중반 나이에 처음 받은 무릎 수술이라 충분한 회복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더군다나 정근우는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재취득한다.
정근우는 국가대표팀에서 오랜 기간 뛰며 나라를 위해 싸워왔다. 지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최종예선과 본선, 2009년 WBC,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3년 WBC, 2015년 프리미어12까지 7개 국제대회에 참가했다. 40경기 타율 3할3푼1리 47안타 2홈런 20타점 37득점 10도루로 테이블세터이자 2루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WBC 준우승, 프리미어12 우승을 함께했다.
경험을 중시하는 김인식 WBC 대표팀 감독은 정근우를 필요로 하고 있지만, 무릎 통증 재발에 따라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지 않을 수 없다. 내달 6일까지 WBC 조직위원회 WBIC에 28인 최종 엔트리를 제출해야 한다. 최종 마감시한으로 정근우의 무릎 상태에 따라 또 한 번 엔트리 변동이 있을 수 있다. 정근우는 어려운 대표팀 사정으로 고심이 큰 김인식 감독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무조건 참가하겠다는 생각이지만 몸이 우선이다.
현재 WBC 대표팀 예비 엔트리에 있는 내야수는 박병호(미네소타) 황재균(샌프란시스코) 최정(SK) 오재원(두산) 오지환(LG)이 있다. 박병호는 손목 수술 회복, 황재균은 메이저리그 진출로 대표팀 차출이 어렵다. 최정과 오지환은 주포지션이 각각 3루수와 유격수. 2루수로는 오재원이 남아있다. 최종 엔트리에 2루수는 정근우 외에 서건창(넥센)이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