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공은 KIA로 넘아갔다. 방출 아니면 3년 뒤를 기약하거나 둘 중 하나다. 현재로선 방출이 쉽지 않은 분위기다.
KBO는 지난 25일 상벌위원회를 통해 승부조작 파문을 일으킨 이태양(전 NC)을 영구실격 처분했고, 자진신고 기간에 자수한 유창식(전 KIA)에겐 3년 실격 제재를 내렸다. 유기한 실격 처리로 3년 후 선수 복귀의 길은 열어줬다. 스스로 신고한 점을 감안해서 제재를 감경한 것이다.
KIA 구단도 유창식과 관련된 논의에 들어갔다. 그러나 뚜렷한 결론을 내기가 쉽지 않다. KIA 관계자는 "실격 처분을 받아 지금은 우리 선수가 아니다. 구단에서 할 수 있는 조치라면 방출밖에 없다"며 "그렇게 되면 자진신고 의미가 없어질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계속 논의 중이다"고 밝혔다.
임의탈퇴도 안 된다. KBO 관계자는 "임의탈퇴는 은퇴를 원하는 선수 본인의 동의가 필요하고, 1년 후 복귀가 가능하다. 하지만 유창식은 이미 3년 유기실격으로 처분이 내려졌다. 실격선수로 처리됐기 때문에 지금은 소속 선수에서도 빠져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즉, 임의탈퇴도 할 수 없는 신분인 것이다.
유창식은 지난해 7월24일 KIA 구단을 통해 한화 시절인 2014년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을 시인했다. 이태양 승부조작 사건이 터진 뒤 KBO가 실시한 자진신고 기간이었다. 당시 KBO는 '자진신고 당사자는 영구실격하지 않고 추후 복귀 등의 방식으로 제재를 감경할 예정이다'며 선수들의 신고를 유도했다.
유창식은 유일한 자진신고자였다. KBO는 물론 KIA 구단도 감경 제재를 약속한 선수를 방출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 이대로 방출된다면 유창식이 선수로 돌아올 가능성은 더 낮아지게 된다. '승부조작' 꼬리표를 달고 방출된 3년 공백의 선수를 데려갈 팀은 없다. 유창식의 6년간 성적을 돌아보면 더 그렇다.
이태양을 곧장 계약 해지로 방출한 NC와 달리 KIA는 이 부분을 참작해 유창식을 안고 갔다. 지난해 11월 보류선수명단에도 포함했다. 그 후 유창식은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이번에 KBO로부터 3년 유기실격 처분이 이뤄졌다.
또 다른 야구 관계자는 "KIA가 유창식을 방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KBO 차원의 실격 처분이 내려진 상황에서 구단이 자체적으로 그 이상 조치를 취하기 쉽지 않다"며 "KIA 구단도 유창식과 연락을 취하며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3년 후 유창식은 만 29세로 한창 야구를 할 나이다.
KBO 관계자는 "3년이 지난 뒤 실격이 해제되면 선수 등록 여부를 KIA가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유창식은 집이 있는 대전에 머물며 야구 외적인 일을 하고 있지만 야구를 포기할 의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격 기간 군복무를 해결하며 3년 후 선수 복귀를 기약할 것으로 보인다. 그 팀은 KIA가 될 가능성이 높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