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교체 위기' KGC 사익스, 첫 기회서 '합격점'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7.01.27 06: 00

"오늘은 만족스럽다".
반전을 노리는 키퍼 사익스(24, 안양 KGC)가 첫 기회서 합격점을 받았다.
반가운 설이 다가왔다. 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인 만큼 모두에게 따뜻한 시기다. 그러나 사익스에게는 설 연휴가 신나지 못하다. 또 다시 퇴출 위기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현재 KGC는 사익스를 에릭 와이즈(27)로 교체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KGC는 오는 30일 서울 삼성전까지 사익스의 활약상을 보고 와이즈로 교체를 결정할 계획이다.

사익스의 퇴출 위기는 처음이 아니다. KGC는 지난달에도 사익스를 마커스 블레이클리로 교체하려다가 실패했다. KGC는 블레이클리의 계약 거부로 끝내 영입을 성사시키지 못했고, 사익스와 계속 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호성적이 계속 이어지며 정상을 넘볼 수 있는 위치를 유지하자 승부수를 던지기 위해 사익스의 교체를 고려하고 있다.
사익스의 입지는 높이 때문에 흔들리고 있다. 178cm의 사익스가 높이를 갖춘 상위권 팀들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면 와이즈는 192.8cm의 키가 있어 장신 선수와 싸움에서는 좀 더 낫다. KGC 김승기 감독은 "와이즈는 마이클 크레익(서울 삼성)과 웬델 맥키네스(원주 동부)를 막을 수 있다. 리카르도 라틀리프(서울 삼성)까지 막을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KGC는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포인트 가드 김기윤의 부상 때문이다. 허리 부상 중인 김기윤은 현재 수술이 유력하다. 주사 치료로 버티면 플레이오프에 뛸 수도 있지만, 장기적인 선수 생활을 놓고 보면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김 감독은 "기윤이의 시즌 아웃 확률을 50%로 보고 있다"며 "주사 치료를 받으면 플레이오프에 뛸 수 있지만 감각이 떨어지는 걸 피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김기윤의 복귀와 정상 컨디션의 유지가 큰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높이를 보강하더라도 공격의 맥을 짚어줄 가드의 부재는 또 다른 약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 감독도 "기윤이가 된다고 하면 (사익스의 퇴출 여부에) 확답이 가능하다. 와이즈로 기울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50대50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부상에서 회복 중인 강병현이 김기윤의 역할을 해줄 수도 있다. 그러나 복귀 시점이 아직 멀었다. 정상적인 컨디션이 힘들다는 것, 그리고 실전 감각도 크게 떨어져 있다는 점은 강병현에게 의문부호를 남긴다. 김 감독도 "병현이는 운동을 같이 하고 있지만 아직 점프가 안 된다. 플레이오프를 보고 훈련을 하고 있다. 6라운드 쯤에 복귀하지 않을까 싶다"고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사익스는 자신에게 주어진 세 번의 기회 중 첫 기회서 합격점을 받았다. 사익스는 김기윤의 공백을 느끼지 못하게 했다. 사익스는 득점보다 포인트 가드의 역할에 충실하며 KGC의 공격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사익스는 20여분을 뛰며 7득점 1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김 감독도 "오늘은 만족스럽다"고 공개적으로 칭찬했다.
가드로서 사익스와 호흡을 맞춘 이정현도 사익스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내가 완전한 포인트 가드가 아니다. 그래서 사익스가 들어오면 리딩에 대한 부담을 떨칠 수 있다"며 "사익스가 없다면 내가 리딩을 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다. 그래서 흥분해서 경기를 그르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정현은 사익스가 없는 1쿼터와 4쿼터를 통틀어 2득점에 그쳤지만, 사익스와 함께 뛴 2쿼터와 3쿼터에는 11득점을 넣었다. 차이는 확연했다.
사익스가 오리온을 상대로 김승기 감독과 이정현이 모두 만족할 모습을 보였지만 잔류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오리온은 이승현의 부상 공백으로 높이 싸움이 약해진 팀이기 때문이다. 김승기 감독은 높이 싸움이 강한 팀과 경기서 사익스가 좋은 모습을 보이길 희망하고 있다. 김 감독은 "삼성과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삼성을 상대로 한 번도 못 이겼다. 집착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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