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익래 인턴기자] 장충체육관에 ‘봄 배구’ 내음이 솔솔 퍼지고 있다.
우리카드는 26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첫 경기 OK저축은행 전에서 세트 스코어 3-0으로 완승했다. 무려 76일만의 2위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11월 12일 삼성화재가 KB손해보험 전에서 승리하며 2위로 도약한 뒤로 2위를 밟지 못했다. 이제 창단 첫 봄 배구가 성큼 다가왔다.
경기 전 만난 김상우 감독 역시 2위 도약의 희망을 강조했다. 그는 “준비는 열심히 했지만 결과는 늘 알 수 없는 것이다”라면서도 “우리 팀에 굉장히 중요한 경기다”라고 밝혔다.
비장했던 김상우 감독의 표정과는 달리 경기는 싱겁게 끝났다. 경기 전 “공격이 크리스티안 파다르에게만 편중되면 안된다”라고 강조했던 김 감독의 말처럼 파다르(19득점)-최홍석(11득점)-신으뜸(10득점) 삼각 편대가 펄펄 날았다.
김상우 감독은 경기 후 “1라운드를 2위로 마쳤다. 하지만 그때의 2위와 지금의 2위는 다르다. 순위 싸움이 한창인 가운데 2위에 올라섰기 때문에 그 의미가 몇 배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2위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선수들에게도 지금의 좋은 흐름을 이어가도록 주문하겠다”고 밝혔다.
우리카드는 1라운드를 3승3패 승점 11점, 2위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6경기로 표본도 적었고 5위 한국전력과의 승점 차도 3점에 불과했었다. 김상우 감독 역시 “1라운드 순위는 의미 없다”고 밝힌 바 있다.
2라운드부터 우리카드는 내리막을 탔다.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2위를 유지했지만 이후가 말썽이었다. 곧바로 2연패를 당하며 순위표에서 처졌다. 뒤이어 2연승을 거두며 2라운드를 3승3패로 마무리했지만 다른 팀들은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우리카드는 4위로 떨어졌다. 우리카드는 3라운드도 3승3패로 딱 절반만 이겼다. 5할 승부의 연장이었다. 김상우 감독은 “5할도 좋지만 그 위에 오르지 못하는 게 아쉽다”고 토로했다.
반전은 4라운드에 일어났다. 첫 경기를 패배로 시작했지만 내리 4연승을 달린 것이다. 특히 홈 4경기에서 모두 이기며 팬들을 들뜨게 했다. 비록 4라운드 마지막 경기였던 KB손해보험 원정에서 패했지만 5라운드 첫 경기를 이기며 피해를 최소화했다.
4라운드 내내 부상으로 제 몫을 다하지 못했던 ‘토종 주포’ 최홍석은 “매년 최하위였던 팀이 라운드가 끝날수록 순위가 올라가고 있다. 남은 경기에서도 자신감을 얻을 것 같다”고 웃음을 지었다. 그의 표현처럼 ‘만년 최하위’였던 우리카드가 창단 7년 만에 봄 배구를 맛볼 수 있을까. 지금 분위기라면 가능성이 엿보인다. /ing@osen.co.kr
[사진] 장충=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