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킹②] '더 킹' 류준열, 천천히 가지만 결코 뒷걸음치지 않는다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1.26 13: 59

배우는 첫째는 연기력이고, 둘째도 연기력일 것이다. 외모가 수려하다면 금상첨화겠지만 훌륭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라면 롱런할 것이 분명하다. 요즘 눈길을 끄는 류준열이 이에 해당하는 대표적 신인이다.
그는 어떤 캐릭터를 맡든 자신의 몸에 꼭 맞는 옷처럼 자연스럽게 소화해내고, 자신이 돋보이려 하기보다 상대 배우를 더 빛나게 만들어준다. 아직 경력이 짧지만 존재 자체만으로도 작품에 무게를 실어주는 배우로 우뚝 섰다.
류준열이 가진 에너지와 열정은 영화 ‘더 킹’(감독 한재림)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그는 목포 출신 조폭 들개파 2인자 최두일 역을 맡았는데, 굉장히 세서 돋보이는 캐릭터지만 출연 배우들과의 조화에 무게를 두며 한 조각 한 조각 작품의 퍼즐을 맞추는 데 집중했다.

조폭의 극단적이고 양극화된 감정을 눈빛과 목소리로 완성시켰고 검사 역을 맡은 정우성, 조인성, 배우성과의 호흡에서도 뒤처지지 않는 존재감을 발휘했다. 대사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등장할 때마다 신(scene)을 잡아먹으며 몰입도를 높였다.
그는 2015년 방송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순수한 고등학생 정환 역을 맡아 여심을 사로잡았다. 이 드라마를 통해 일명 ‘대세’로 떠오른 건데 당시 나이는 30세였다. 연기자로서 비교적 남들보다 늦은 시작이지만 세월의 흔적을 따라 단단하게 여물고 있다.
전형적인 남성 장르인 범죄 드라마 안에서 류준열은 기존에 보여주지 않았던 음울하고 잔인한 연기로 캐릭터의 스펙트럼을 한 뼘 더 넓혔다. ‘더 킹’에서 보여준 그의 전라도 사투리와 액션 연기는 필모그래피에 강하게 남을 작품이다.
‘더 킹’은 류준열의 재발견이었다. 웃음기를 쏙 뺀 그의 담백한 연기는 호평을 이끌어내기 충분했다. 독립영화에서 시작해 드라마, 상업영화에서도 탄력을 받기 시작한 그는 이제 어느 장르에서든 최적화된 배우가 됐다. ‘류준열 열풍’이 앞으로도 계속될 듯하다./ purplish@osen.co.kr
[사진] 우주필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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