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시국과 흡사”...‘역적’ 홍길동, 사이다를 부탁해 [종합]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7.01.25 15: 00

“사극은 역사를 통해 현실을 이야기 한다”(김진만 PD)
답답한 시국에 시원함을 선사할 사극이 온다. 단순한 영웅물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김진만 PD는 홍길동의 이야기를 통해 현실을 이야기하고, 가족애가 인류애로 커 나가는 과정과 민심이 모이는 지점들을 짚어가며 지도자가 갖춰야할 덕목까지 조명할 예정이다.
2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는 새 월화특별기획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극본 황진영/연출 김진만, 진창규/제작 후너스엔터테인먼트) 제작발표회가 개최됐다.

인간 홍길동이 영웅 홍길동으로 거듭나는 과정이 그 줄기. 그저 가족을 지키고 싶었을 뿐인 소시민이 권력의 썩은 민낯과 마주한 후 가족을 지키는 것 이상을 욕망하게 되는 과정을 통해 민초를 구원한 것은 빼어난 능력이 아닌 세상을 품을 만한 사랑이고, 그 인류애를 자각하는 자가 곧 영웅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또, 임금임에도 백성의 마음을 얻지 못한 연산(김지석 분)과 씨종의 자식임에도 민심을 얻는 데 성공한 홍길동(윤균상 분)을 극명하게 대비시키면서 백성의 마음을 얻기 위해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이 무엇인지를 짚어낸다.
이날 김진만 PD는 "허균의 소설로만 알고 있던 홍길동이란 인물이 실존하는 사람이라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연산군은 조선을 통틀어 가장 악인으로 알려진 군주다"라고 설정을 설명했다. 
이어 "역사를 소재로 하는 드라마는 당시 일을 재현하기 보다, 시대를 비추어서 현재를 조망하는 것에 의의가 있다. 기획은 꽤 오래 전에 했다. 어찌하다 보니 요즘 대한민국 현실과 많이 닮아있는 것 같다"라며 "소설로 알고 있던 홍길동을 따라가면서 가족애에서 시작해 조선 백성의 마음을 훔친 인류애로 커나가는 게 우리의 서사다"라고 덧붙였다.
김상중의 출연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처음 시놉시스를 받아보고 '이건 참, 울림이 있구나' 싶었다"며 "타 방송사에서 시사 프로를 진행하며 늘 진실과 정의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드라마 속 연기를 통해 진실과 정의를 이야기할 수 있는 대본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홍길동 역을 맡은 주연 배우 윤균상 역시 같은 지점을 이야기했다. 그는 “지금 시대의 흙수저와 금수저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데 답답한 상황에 사이다 같은 드라마라 생각한다. 길동이와 성장해 가는 모습 잘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그의 첫 주연작. 윤균상은 “30회 작품의 주인공이 된 것이 긴장되고 떨리고 무섭다"며 "굉장히 많은 걱정을 했다. 시놉을 받았을 때 내가 홍길동이란 인물을 어떻게 표현할까 걱정했는데 감독님께서 길동이가 드라마에서 점차적으로 성장하면서 배우 윤균상이 아닌 인간 윤균상이 함께 성장하는 것을 보여주면 된다고 해주셨다. 그 말씀이 굉장히 힘이 됐다. 설레는 마음, 기대하는 마음으로 작품을 기다리고 있다"고 답했다.
이하늬는 장녹수 역을 맡았다. 그는 "장녹수가 기생 뿐 아니라 예인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누구를 위해 춤을 출 것인가, 내 행위에 대한 심지가 굳건한 여자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장녹수 캐릭터가 거기에 부합했다"면서 "'역적'은 연산과 장녹수를 조금 다른 시선으로 본다. 새롭게 재조명되는 부분이 있다. 그때 당시 여자가 신분을 뛰어넘어 발언권을 얻는다는 것 자체가 어땠을지 상상이 안간다. 그런데 그런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지탄받았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자신에게 솔직하고 성공 욕구를 표현했을 때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예인이라는 것도 캐릭터의 옵션 같은 부분이 될 거다. 이전 사극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녹수 캐릭터를 보여드리려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역적’은 허균의 소설 속 도인 홍길동이 아닌, 연산군 시대 실존 인물 홍길동의 삶을 재조명하는 드라마로, 폭력의 시대를 살아낸 인간 홍길동의 삶과 사랑, 투쟁의 역사를 밀도 있게 그려낼 예정이다.
오는 30일 월요일 오후 10시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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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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